[2002월드컵]정몽준의원, 무소속 잔류 선언 "월드컵에 전력"

  • 입력 2000년 11월 29일 10시 43분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29일 그동안 저울질해온 민주당 입당 의사를 접고 무소속으로 남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시내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 "월드컵 조직위원장으로서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특정 정파에 가담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월드컵이 국민을 통합, 지역 감정과 계층 갈등을 완화하는 기회로 활용돼야 한다"며 당분간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전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토론회 뒤 기자와 만나 '무소속 잔류를 선언한 것이냐'는 질문에 "특정 정당에 가입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그는 차기 대선 출마문제에 대해 "공직과 죽음은 같은 것"이라는 세네카의 말을 인용하며 "공직을 피하는 것도 어리석지만 좇는 것은 더욱 어리석다"고 말하면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이라며 대권도전 희망을 감추지 않았다.

또 그는 "국민이 정치에 실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국회의원들이 독립성을 갖고 자기 의사를 충분히 말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치인은 나라를 깊이 생각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의 무소속 잔류선언에 대해 정치권에선 최근 여야 정쟁에 대한 국민적혐오감과 거부감이 심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 정쟁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무소속으로 남는 것이 대국민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고있다.

정 의원은 특히 그동안 그의 입당 대상이 민주당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영남권이 등을 돌리고 있는 민주당 입당이 향후 자신의 정치적 활동 보폭을 제약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정 의원이 무소속으로 남아 자유로운 활동을 하면서 국민적 지지를 도모할 것"이라며 "당분간 월드컵 준비에 전력하다가 시기가 오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본격적으로 대선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황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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