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교통선진국]지석진/마구 끼어들기 '깜짝'

  • 입력 2000년 11월 27일 18시 47분


얼마 전 그룹 ’클론’의 강원래씨가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말을 듣고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상대 차량이 불법적으로 U턴한 것이 직접적인 사고 원인이라고 들었지만 스케줄이 몰려 있어 바쁘게 이곳 저곳을 다녀야 하는 연예인들은 그만큼 교통 사고 위험에 많이 노출돼 있는 편이다.

오래 전 서울 회현고가도로 앞에서 프라이드 승용차가 무단 횡단하던 사람을 친 현장을 바로 눈앞에서 목격한 적이 있다.

승용차가 오른쪽에서 달리던 버스 때문에 무단 횡단하던 사람이 갑자기 뛰어들던 것을 보지 못한 것이다. 조금만 걸어가면 횡단보도가 있었음에도 사고를 당한 그 사람은 아마 바쁘다는 이유로 길을 가로질러 건너가려고 했을 것이다.

적어도 길 위에선 상대방이 예측 가능하게 행동해야 한다.

물론 누구든 조심 조심 ’방어운전’을 해야 한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상대방이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면 속수무책으로 사고를 낼 수 밖에 없다.

친구 하나가 서울 강변북로에서 사람을 치는 사고를 낸 적이 있다. 재판에서 ’강변북로는 자동차 전용도로고, 규정속도를 지켰기 때문에 사람이 건너는 것까지 주의를 기울여야 할 책임은 없다’며 무죄를 받았지만 그 친구는 한동안 사고 후유증으로 괴로워했다.

3∼4년 정도 외국에 유학다녀온 친구들을 김포공항에 마중나가 차를 태워오다보면 그 친구들이 깜짝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깜빡이도 켜지 않고 갑자기 끼어들거나 제한속도를 무시한 채 아슬아슬하게 우리 옆을 지나가는 등 상대방이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기 때문이다.

운전을 하거나 길을 건널 때 항상 러시안 룰렛을 하는 것과 같이 불안해서야 되겠는가. 누구도 아닌 자신을 탓하면서, 나보다 남을 조금 더 배려하는 생각을 가지면 어떨까.

지석진(개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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