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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23일 2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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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이 문제를 놓고 선수들과 구단은 물론 야구팬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뜨겁다.
선수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선수협)의 입장은 무조건 'NO'. 선수협은 한 팀당 '2명 보유 2명 출전'(SK는 신생팀인 관계로 3명 인정)에서 한발짝도 물러설수 없다는 태도다.
"해마다 프로야구에 대한 열의와 시장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프로야구 구단별 3명의 용병은 국내 프로야구 선수 100명이상의 희생을 전제로 한 임시방편적인 단견에 불과하다" 는게 선수협의 주장.
8개구단 24명의 외국인 선수가 받는 평균연봉을 합산해보면 1군 평균연봉(4천∼5천만원)을 받는 국내선수 100여명의 생명줄이 사실상 끊기게 된다는 것이다.
선수협은 "외국인선수 엔트리를 늘리는 것은 프로야구 선수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선수들까지도 다 죽이는 결과를 낳게 된다"며 초강경 태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구단들은 밀실담합이라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외국인 선수를 3명으로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단들은 "우수 선수들이 해외진출이 늘어 경기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경기수준의 저하가 관중감소로 나타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우수 외국인선수를 더 수입해야 한다" 고 말한다.
'3명보유 2명 출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3명보유 3명 출전'설까지 나도는 상태다.
이에 대한 야구팬들의 입장도 다양하다. 한 야구팬은 "프로야구의 물줄기인 아마야구가 침체된 상황에서 프로야구의 활성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용병을 수입할 돈으로 아마야구를 활성화시키는게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주장한다.
또 "용병선수는 현재의 2명으로 족하다. 2군제도를 활성화해 국내의 잠재력있는 선수들을 발굴해야 한다. 굳이 용병3명을 보유하면서까지 아까운 외화를 낭비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한 야구팬은 선수협홈페이지 게시판에 "선수협을 강력히 지지하지만 외국인 선수에 대한 견해만큼은 반대"라며 "2군도 아마야구도 다 좋지만 일단 프로야구는 재미가 있고 실력이 평준화되어야 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용병들의 연봉 상한선 및 중도퇴출 규정이 엄격히 지켜진다면 '4명 보유에 3명 출전'도 괜찮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일본프로야구의 규정은 '외국인 선수 보유 무제한, 엔트리 4명(투수2명, 타자2명)으로 되어 있다.
메이저리그는 철저한 프로정신을 강조하고 있는 야구의 본고장 답게 '외국인 선수 보유 무제한, 엔트리 무제한' 으로 되어 있다.
'용병 보유 한도확대' 여부도 중요하지만 용병선발 과정 역시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선수협은 "현재 각 구단은 스카우터를 통해 구단별로 외국에 나가 선수를 선발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에 대한 정보 미비와 스카우터의 능력 부족으로 2000년 올 시즌의 경우 '돈 갖다 버리기'가 되고 말았다.
17명의 용병을 뽑는 과정에서 무려 11명을 선발했다가 곧바로 퇴출시키는 웃지 못할 촌극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는 흥행에 실패했다. 관중수가 전년도에 비해 22%나 감소했다. 양대리그제를 처음 도입했지만, 매직리그 1위 LG의 승률이 드림리그 3위인 삼성의 승률에도 못미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졌다.
시즌 막판에는 타이틀 만들어주기 추태도 재연됐다. 팬들은 박찬호-이종범 소식에는 관심을 보였지만, 상대적으로 박진감이 떨어지는 국내야구는 철저히 외면했다.
그럼 한국프로야구 2001시즌은 어떻게 될까? 지금의 상황이라면 수준높고 박진감 있는 경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를 3명으로 늘이는 것도 한가지 방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용병들이 한국프로야구의 체질개선에 기여하기 보다는 국내 야구계의 척박한 토양을 더 망쳐버리는데 일조를 한다면?
올 겨울 야구계는 이 '뜨거운 감자'를 안고 내내 끙끙 앓게 생겼다.
최용석/ 동아닷컴기자 duck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