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가 6일째 하락 514P 마감…코스닥 연중최저치

  • 입력 2000년 11월 23일 15시 42분


미국 나스닥의 연중최저치에다 환율 속등으로 주가가 6일째 하락세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닷컴기업들의 실적악화 우려감이 증폭되면서 종가기준 연중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3일째 140억원의 순매도를 보였으나 매도규모는 크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가격 반등과 자사주 매입 속에서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수 낙폭을 줄였다.

23일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8.02포인트(1.54%) 하락한 514.31로 마감했다.

미국 나스닥 급락으로 520선이 붕괴되며 515대로 출발한 뒤 삼성전자의 상승세로 일시 522.54로 상승 전환을 시도했으나 환율속등 소식으로 지수 반등력이 약화되면서 하락 전환했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0월30일(504.73)의 연중최저치 이래 23일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거래소에서는 삼성전자와 함께 국민, 주택은행 등이 상승했으나 하락종목은 644개(하한가 29개)로 상승종목 185개(상한가 37개)보다 5배 가량 많았다.

코스닥도 76선이 붕괴되며 약세 출발한 뒤 전날보다 4.30포인트(5.58%) 급락한 72.83으로 마감, 지난 10월30일(74.18)의 연중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코스닥은 미국 나스닥 급락에다 닷컴기업들의 실적악화 우려감이 증폭되면서 새롬기술이 하한가에 들어가는 등 인터넷 관련주들이 급락하면서 지수낙폭이 커진 가운데 하한가가 무려 175개나 됐다. 하락종목은 508개로 상한가 22개를 포함한 상승종목 64개를 8배 이상 초과했다.

삼성증권의 손범규 연구원은 “나스닥 급락과 환율 속등으로 95%가 넘는 개인투자가들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불안해지면서 하한가가 속출, 종가가 연중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달러/원 환율은 전날 1170원대에서 오전중 1180원을 돌파한 뒤 오후들어 1190원대로 급등,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외국계 은행의 딜러는 “환율 상승 압력이 매우 거세다”면서 “다음주 월말로 접어들면서 네고물량 기대감이 있으나 현재로서는 추가상승력이 강한 상태여서 일단 정부 대책을 지켜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나스닥 급락 조짐에다 경기둔화, 실적악화, 국회 파행 등 제반 증시여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 환율까지 변동성이 확대돼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 공전사태로 공적자금 기대감이 후퇴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반도체 가격 반등 조짐과 함께 지수 방어력을 되찾으며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어 향후 하방경직성 확보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대우증권의 이영원 연구위원은 “국내 구조조정 지연 속에서 환율 급등과 외국인들의 순매도로 지수 반등력이 약화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삼성전자가 지수방어 역할이 살아나는 부분이 있어 향후 반도체 가격 동향과 삼성전자의 지수반등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는 지수반등에 무게를 두는 쪽보다는 미국 나스닥 하락과 외국인 매도 등 하락기조 속에서 전저점에 대한 확인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

일단 종합지수 500과 선물의 경우 60선에 대한 재확인 작업을 거친 후에야 방향성을 잡아나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거래소 거래량은 3억0843만주로 이틀연속 3억주를 넘었으나 거래대금은 1조4709억원에 불과했다. 코스닥 거래량은 2억8999만주, 거래대금은 1조2951억원으로 크지는 않았다.

한편 선물 12월물은 63.40의 약세 출발 뒤 장중 62.60까지 떨어졌으나 외국인과 개인들의 순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상승 전환, 전날보다 0.15포인트 오른 64.00으로 마쳤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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