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4강전력으로 8연패 동양이 왜 이래?

  • 입력 2000년 11월 22일 18시 40분


'이참에 신기록 경신해봐…'
'이참에 신기록 경신해봐…'
개막 이후 8연패의 늪에 빠진 동양 오리온즈가 미국프로농구(NBA)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10연승과 대비되며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동양은 이미 8개 구단에 패했고 23일 현대 걸리버스전에서 지면 전 구단에 승리를 헌납하는 치욕적인 상황을 맞게 되는 것. 시즌 개막 이후 단 한차례도 이기지 못한 채 1라운드를 전패한 팀은 5시즌째를 맞은 국내 프로농구에서 단 한 팀도 없었다.

동양의 부진 원인은 조직력의 부재가 첫 손에 꼽힌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만 놓고 따진다면 동양은 단연 4강 후보에 꼽힌다. 그러나 시즌 개막 이후 뒤늦게 2명의 용병을 모두 갈아치우는 바람에 여전히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간의 손발이 제대로 맞지 않고 있다. 게다가 군 제대 후 복귀한 김병철을 포인트 가드로 기용한 것도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동양은 16일 골드뱅크전부터 김병철을 본래의 자리인 슈팅가드로 돌리고 신인 이흥배를 포인트 가드로 기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팀 플레이의 상승효과는 미미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 공격루트이자 득점원인 포워드 전희철마저 19일 SK 나이츠전에서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어 5, 6경기 결장이 불가피해지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

동양이 이제 내세울 것이라곤 선수들의 ‘정신력 재무장’밖에 없다. 패배에 익숙해진 선수들을 위해 구단측은 20일 서울대 한명우교수(심리학과)를 초청해 2시간 동안 프로선수들의 자세와 자기관리방법 등에 대해 재점검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다행히 동양은 지난 시즌 전희철이 발등 부상으로 빠졌을 때 선수들이 위기의식으로 똘똘 뭉쳐 4연승을 거둔 적이 있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희철의 부상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감추지 않고 있다.

6연패 이후 새로운 단장으로 취임한 뒤 내리 2연패를 더한 정태호 신임 단장도 선수단과의 상견례에서 “지난 성적은 모두 잊어버리고 새 출발하자”며 분위기 반전에 온 신경을 쏟고 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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