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원화환율 급등, 수출증가 효과 크지 않다"

  • 입력 2000년 11월 22일 11시 05분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자 수출증가 및 이에따른 수출 관련 종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이번 원화가치의 평가절하는 수출촉진의 효과가 별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세계경제의 둔화와 미국시장의 소비위축, 일본 등 수출 경쟁국 통화에 대한 상대적인 원화 고평가 등으로 이번 원화 환율급등이 수출증진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경제조사실장은 "원화의 평가절하 속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환율상승은 당연한 현상"이라며 "시장이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세계경제의 둔화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세계 수출시장의 수요도 급격히 수축되고 있다"며 "최근의 원화가치 하락은 수출증가에 거의 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주은투자신탁운용 신세철 상무도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다른 동남아 국가들의 통화 절하폭이 원화 절하폭에 비해 훨씬 크기 때문에 원화환율의 급등은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 상무는 "한국과 대만의 경우 전자제품의 30% 가량을 미국시장에 수출하고 있는데 최근 양국간 환율 절하폭을 비교하면 대만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정작 심각한 문제는 대미(對美) 수출의존도가 높은 상태에서 미국시장에서의 소비붐이 위축되고 있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유재준 경제조사팀장은 "지금의 절하 움직임은 경제내부의 불안때문에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환율의 평가절하는 수출에 유리하다는 일반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유 팀장은 "지금은 절하에 따른 수출증진 효과를 얘기하기 보다는 우리의 펀더멘틀을 점검하는 시기로 삼아야 한다"면서 "환율이 급격하게 움직이는 것은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평가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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