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외국계 투신-자산운용사가 몰려온다

  • 입력 2000년 11월 16일 18시 39분


외국계 투자신탁 및 자산운용회사가 몰려오고 있다. 올들어 한국 대한 현대 등 국내 투자신탁(운용)과 미래 마이다스 등 자산운용사의 펀드판매가 급감하고 있어 펀드시장이 외국계에 급격히 잠식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들어 영업을 시작했거나 회사를 설립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외국계 투자신탁 및 자산운용사는 하나알리안츠투신운용 등 6개사에 달하고 있다. 또 해외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피델리티 머큐리 씨티 등도 한국에 투신 자산운용사를 설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일생명보험을 인수한 독일계 알리안츠생명보험은 최근 하나은행과 50대 50으로 자본금 300억원 규모의 합작회사인 ‘하나알리안츠투신운용’을 설립키로 하고 금융감독원에 설립인가를 신청했다. 대표이사는 독일인인 래플럿씨가 내정됐으며 운용담당임원(CIO)은 이원일 이사가 내정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24일 열리는 금감위원회에 상정해 설립 예비허가를 내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원일 이사는 “내년초부터 펀드를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커더투신운용’의 설립을 위한 예비허가를 받아놓은 미국계 스커더켐프도 이달중에 본인가를 신청한 뒤 내년 1월10일경부터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원익 스커더투신운용 사장은 “투명성과 전문성 및 국제경험(global experi―ence)등을 바탕으로 기관상대로 영업할 계획”이라며 “이코노미스트 애널리스트 스트래티지스트 및 펀드매니저 등이 함께 팀을 이뤄 운용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대우투자자문이 운용하고 있는 코리아펀드가 운용모델이 될 것”이라며 “스커더켐프와 운용관련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커더투신운용은 박동욱 대우투자자문 상무를 CIO로 영입했다.

이달초부터 영업을 시작한 호주계 ‘맥쿼리IMM자산운용’은 기관상대로 펀드를 판매중이다. 이창훈 맥쿼리IMM자산운용 상무는 “펀드시장이 침체국면인 것을 감안해 기관들을 상대로 1호펀드를 만들어 이달말에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굿모닝증권의 지분을 모두 매입한 템플턴투신운용도 완전 외국인 회사로 변신한 뒤 활발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영국계 투자회사인 슈로더도 투자신탁운용 회사를 설립키로 하고 금감원과 설립을 위해 사전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금감원 관계자가 밝혔다.

외국계 투신 자산운용사가 잇따라 설립되면서 국내 펀드시장이 상당히 잠식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굿모닝증권 강창희 상임고문은 “일본에서는 90년대중반부터 노무라투신 등 투신사들이 고액 고객에 대한 손실보전 등으로 신뢰성이 떨어진 뒤 피델리티 씨티 스미스바니 등 미국계 투신사들이 펀드시장을 급격히 잠식했다”며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들어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뮤추얼펀드 업무를 포기하고 일임투자자문사로 전환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내년부터 펀드시장은 외국계 회사에 급격히 잠식당할 것으로 보인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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