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으로 표현되는 일부 공기업 사장들이 벌인 엉뚱한 해프닝은 이밖에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정치인이나 장성, 정부부처 고위관리 출신 사장이라고 해서 모두 업무에 서투르다고 할 수는 없다.하지만 제아무리 뛰어난 인물이라도 하루아침에 생소한 분야를 다루는 기업의 사장으로 들어와 전문 경영인만큼 활약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정부는 올 연말에 경영 개선 실적이 좋지 않은 공기업 사장 몇몇을 시범 케이스로 '자르기' 위한 살생부(殺生簿) 작성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나름대로' 공공 부문 개혁에 성과가 있었다고 자부해왔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개혁에 대한 체감 정도가 낮다보니 뭔가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손에 피를 묻히지 않을 수 없다' 는 설명이다.
물론 능력없는 공기업 사장을 퇴출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러나 정부 스스로 임명한 낙하산 경영인들을 퇴출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마치 '코미디' 한편을 보고 있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혈세로 운영되는 방대한 규모의 공기업에 전문성이라고는 찾아 보기 어려운 사람을 앉히는 행태도 우습지만 이제와서 경영 실적이 미진하다는 구실로 내쫓는 현실은 국민입장에선 '병주고 약주기' 가 아닐 수 없다.
정부가 '내 사람' 을 만만한 국민 기업의 수장으로 앉히는 발상을 포기하지 않는 한, 그런 공기업 '식객' 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코미디' 는 되풀이 될 것이다.
이 훈기자<경제부>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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