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산업훈장받은 중증 장애인 이균용씨

  • 입력 2000년 11월 13일 22시 21분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중증 장애인이 목공예기술을 익혀 세계장애인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데 이어 산업훈장까지 받았다.

경주시 북군동 이균용(李均容·35·백천공예대표·사진)씨는 8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세계장애인기능올림픽 목공예부문 국가대표로 출전, 금상을 받은 공로로 9일 청와대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으로부터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경북 봉화가 고향인 이씨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상경, 88년 막노동을 하다 건물 5층에서 떨어져 휠체어가 없으면 거동을 못하는 1급 장애인이 됐다.

이후 이씨는 목수인 아버지로부터 배운 솜씨로 목제 군함과 비행기 등을 만들기 시작했고 한걸음 더 나아가 도장(圖章) 몸체에 십장생(十長生) 등을 새겨넣는 ‘조각도장’ 기술을 익혔다.

이씨는 99년 전국 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 출전, 국가대표로 선발됐으며 자석을 이용해 도장뚜껑이 잘 열리게 하는 장치를 개발해 실용실안과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이씨는 요즘 40여평쯤 되는 자신의 공방에 중증장애인 15명을 고용,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이씨 공방에서 제작하는 조각도장은 하루 200∼300개지만 국내외 주문이 밀려 제때 공급하지 못할 정도다.

이씨는 “장애인들을 더 많이 고용해서 기술을 익히도록 하고 그들에게 삶의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경주〓이혜만기자>ha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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