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답답한 서장훈…공수맹활약 불구 용병 부진

  • 입력 2000년 11월 13일 18시 45분


‘골리앗’ 서장훈(26·2m7)은 요즘 답답하다.

올시즌 프로농구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소속팀 SK 나이츠가 강호의 면모를 잃어버린 채 중위권을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현재 SK의 성적은 2승3패로 공동 5위.문제는 50%에 못 미치는 승률보다도 경기 내용이 나빴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끈끈한 조직력은 사라졌고 개인기에만 의존하는 단조로운 플레이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게임도 번번이 놓쳤다.

시즌 개막 전만 해도 SK의 2연패 전망은 ‘핑크빛’이었다. 우승 주역 4명이 계속 뛰며 객관적인 전력이 다른 팀보다 우위에 있다는 자신감에서였다.

5경기에서 서장훈은 의욕을 보이며 제몫을 충분히 했다는 게 농구 전문가들의 평가. 경기당 평균 28.4점(3위)에 11.4리바운드(10위) 등으로 공격과 수비를 이끌고 있다. 슈팅 밸런스가 잘 맞지 않아 자유투 성공률이 54%로 떨어졌을 뿐 그 어느 때보다도 컨디션이 좋았다.

하지만 문제가 터졌다. 재계약한 외국인 선수 재키 존스와 로데릭 하니발이 말썽을 일으키면서 맥이 풀린 것. 우승 한번 했다는 우쭐함 탓인지 상대 선수 파악을 소홀히 했고 판정에 대한 지나친 항의로 경기를 망치기 일쑤였다.한마디로 최선을 다하지도 않으면서 핑계나 짜증만 잔뜩 늘어놓고 있는 것.

전력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외국인 선수가 갈피를 못 잡으니 팀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함께 잘해보자고 미팅도 가졌건만 스스로 느끼고 깨닫기 전까지는 ‘백약이 무효’일 것 같다는 것이 서장훈의 얘기다.

팀 안팎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서장훈은 “정상에 오르려면 초반 승부가 매우 중요한데 출발부터 고전하고 있으니 안타깝다”며 “이러다가 자칫 상대팀들이 SK를 만만하게 볼 까봐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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