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우즈 "10승은 신의 몫"

  • 입력 2000년 11월 13일 18시 45분


세계프로골프 사상 첫 ‘10―10클럽’ 창설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한 시즌 10승―총상금 1000만달러’돌파는 ‘골프황제’라는 타이거 우즈(25·미국)가 출현하기 전까지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었다.

직전 대회까지 9승(903만821달러)을 기록한 우즈가 올 시즌 미국PGA 마지막 대회 우승상금 100만달러를 획득했으면 대기록 달성이 가능했던 것,

그러나 우즈의 ‘세계골프의 이정표 세우기’는 결국 다음으로 미뤄졌다.

13일 스페인 소토그란데 발데라마GC(파72·6974야드)에서 끝난 2000아메리칸익스프레스 챔피언십(총상금 500만달러) 최종 4라운드.

우즈는 16번홀까지 이글 1개, 버디 3개, 보기 2개로 3타를 줄이며 단독선두 마이크 위어(30·캐나다)를 2타차까지 추격했다. 막판 뒤집기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대회 때도 우즈의 입술을 타게 만들었던 마의 17번홀(파5·536야드)에서 우즈는 또다시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이번 대회 1, 2라운드에서 잇달아 볼을 연못에 빠뜨린 우즈는 전날 3라운드에서는 버디를 잡았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화근’이 될 줄이야.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우즈의 드라이버티샷은 숲속으로 들어갔고 2타만에 페어웨이로 탈출했으나 4번째 샷이 홀컵을 2m정도 지나치더니 강력한 백스핀이 걸려 그린의 경사면을 타고 연못으로 굴러 들어가 더블보기를 기록한 것.

결국 우즈는 공동 5위(7언더파 281타)에 그쳤고 위어의 우승스코어는 11언더파 277타.

우즈가 최근 3개 대회 연속 우승문턱에서 주저앉은 것은 ‘대기록달성에 대한 심적 부담과 3주 연속 출전하느라 컨디션조절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공통된 해석.

올해 우즈가 출전한 대회는 모두 20개. 최근 3개 대회를 제외한다면 17개 대회에 출전해 무려 53%(9승)의 승률을 유지했다.

하지만 체력이 바닥나고 정신력도 흐트러진 시즌 막판 3주 연속 출전은 아무래도 무리였다는 평가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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