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고압선-철탑 아래서 어떻게 공부하나"

  • 입력 2000년 11월 11일 00시 13분


내년 3월 개교예정인 신축 초등학교가 15만4000V의 고압선과 철탑에 둘러싸여 있는 등 교육환경이 열악해 주민들이 자녀들의 등교거부를 선언했으나 관할 교육청은 개교를 강행하기로 해 파문이 예상된다.

부산 황령터널 요금소 옆 남구 대연3동 산53 일대에 들어서는 25학급 규모의 대남초등학교에는 삼익그린 대우 장백아파트 등 7개 아파트 2993세대에 사는 초등학생 916명 등 모두 974명이 입학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대책위원회(위원장 원봉희·47)는 학교 바로 옆에 송전선 철탑 3개가 있고 고압송전선이 8∼20m거리를 두고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데다 주변에 정신병원과 심한 악취를 내는 화학공장이 있는 등 학생들이 정상적인 교육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교육환경이 열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파트 주민들은 송전탑 이전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녀들이 내년에 이 학교로 배정이 되더라도 등교시키지 않고 기존 남천초등과 대연초등학교에 계속 등교시키기로 결의했다.

부산시교육위원회도 7일 이 학교를 방문해 현장조사를 벌였으며 교육위원들은 주민들에게 “내 자녀라도 이런 학교에는 보낼 수 없다. 부지를 선정한 책임자를 찾아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할 남부교육청은 “전문기관에 용역조사를 의뢰한 결과 송전선이 학생들의 안전이나 건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나왔다”며 “송전탑을 이전하려면 5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든 실정”이라고 밝혔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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