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은행주 주도주 시기상조, 순환매 성격 강해"

  • 입력 2000년 11월 9일 11시 39분


"은행주들이 주도주로 나서기에는 시기상조다. 순환매의 성격이 강하다."

(김준년 리젠트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

은행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11시37분 현재 종합주가지수가 7.28포인트 하락하고 있지만 은행업종지수는 2.33포인트 올라있다.

조건부 독자생존의 길이 열린 조흥 외환 등을 비롯해서 합병 성사 직전의 하나 한미은행 등 대부분 종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일 금융감독위원회가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한 시중은행들에 대한 교통정리를 마무리해 은행업종의 상승은 예상됐다. 은행구조조정의 윤곽이 잡힌 것혀 불확실성이 줄어든 것이 주가상승을 가져왔다고 이병건 동부증권 은행업종 애널리스트는 주장한다.

이 애널리스트는 "조건부 독자생존(조흥, 외환)은행과 금융지주회사편입(한빛 평화 광주 제주)등 은행권의 구조조정 방향이 잡힌 것이 은행주의 상승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하나와 한미은행의 합병이 임박한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차가 최종부도 처리된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대우차가 법정관리로 넘어가더라도 산업은행과 한빛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의 추가 충당금 부담이 미미하다. 오히려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의 부담에서 벗어난 것이 은행입장에선 천만다행이다.

부실여신을 '까말린'후 공적자금을 지원받아 '클린뱅크'로 거듭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은행주의 상승을 부추키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한미와 신한은행 등을 연말까지 시세를 낼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은행주들이 주도주로 나서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게 중론이다.

그동안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 됐다는 지적이 많다.

10월 2일부터 11월8일까지 종합주가지수는 8.99% 하락한 반면 은행업종지수는 5.73%에 그쳤다. 시장수익률을 3.26% 초과한 것이다.

현대건설과 쌍용양회 등 현재 정상으로 분류된 '부실기업'도 은행주의 상승을 억누르고 있다고 구경회 메리츠증권 은행업종 애널리스트는 주장한다.

이들 이외에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당수 정상기업들이 구조조정의 와중에서 '부실기업'으로 변할 수 있는 것도 주가상승의 걸림돌이다.

김준년 리젠트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라 은행업종의 수익성이 급격히 호전되기 어려운 점도 주가의 레벌업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내년도 경기침체로 자금흐름이 정상적인 기업들중 상당수가 부도가 날 가능성이 높다. 과거부실은 공적자금을 통해 정리한다고 하더라도 경기침체에 따라 발생하는 신규부실은 은행이 전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영업이익의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

박영암<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