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들, 우량은행주 사고 반도체·전자 판다

  • 입력 2000년 11월 9일 10시 25분


외국인들이 국민 주택 등 우량 은행주를 연일 매수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오전 10시 현재 국민은행을 19만3000여주 순수하게 사들이는 것을 비롯 하나은행 10만여주, 신한은행 9만여주, 주택은행 5만5000여주씩 순매수하고 있다. 특히 시간이 갈수록 외국인들의 우량은행주에 대한 매수강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들의 순매수에 힘입어 하나은행과 한미은행이 오전 10시 20분 현재 각각 5%와 4%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국민 주택 신한은행 등도 2% 안팎의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흥은행도 독자생존 판정을 받은데 힘입어 3%대의 상승률을 기록, 은행업종지수의 오름세를 견인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우량 은행주를 매수한 시점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국민은행의 경우 12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400여만주를 쓸어담았으며, 주택은행 주는 최근 16일(거래일 기준) 중 14일을 순수하게 사들었다. 한미은행에 대해서도 5일 연속 매입했다.

특히 매도 우위를 보이던 하나은행의 경우 이번주들어 34 연속 매수우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매도 매수를 반복하던 신한은행에 대해서는 매수기조로 전환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지난 11.3 부실기업퇴출 및 현대그룹과 대우차 부도처리 등을 감안, 정부가 금융권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기대감에 외국인들이 은행간 합병에서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이는 우량 은행주를 사들이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반면 전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급락의 영향으로 현대전자 삼성전자는 내다팔고 있으며, 특히 LG전자를 집중 매도하고 있다.

이번주들어 지난 3일 동안 LG전자주식을 400여만주나 팔아치운 외국인들은 이날에도 LG전자를 9만여주 쏟아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3/4분기 중 500억∼60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실적부진이 매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편 외국계 모 증권사는 현재 1만4000원대에서 움직이는 LG전자의 적정주가를 1만1000원으로 낮추는 등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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