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적으로 말하면 외환시장은 '불확실성 제거' 여부를 중시하는 주식시장과는 달리 현대건설 처리를 평가하는 주식시장 움직임을 기다리겠다는 모습이다. 외환시장은 자체적으로 기업퇴출여부를 진단하고 방향을 잡기보다는 주가동향 및 외국인 주식매매동향에 좌우되는 길을 선택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국내증시 또한 미국 증시동향에 좌우되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미증시 향방이 환율방향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은 현대건설이 살아났기 때문에 '美증시 추가상승→외국인 주식순매수 지속→상승탄력을 받고 있는 국내증시 동반상승→환율하락'의 최근 패턴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그러나 조금만 더 길게 본다면 현대건설이 자력 회생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외화대출금 상환 및 해외지급보증 해소와 충당금 적립문제가 불거지는 시점에서는 주가동향과 관계없이 자발적으로 환율상승세가 야기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만일 美주가가 하락한다면 답은 명쾌하다.
'美주가하락→외국인 주식순매도 전환→국내주가 동반하락'의 양상이 펼쳐지면서 환율이 무조건 상승하게될 것이라는데 이견을 보이는 시장관계자는 없다.
만일 또다시 환율상승세가 일어나면 자산관리공사의 매도여부를 떠나 1142∼1143원이 돌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환정책 또한 최근들어 다소 변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록 불안감에 휩쌓인 환율상승에 대해서는 저항감을 표시하고 있지만 위축되는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무역흑자폭을 확대할수 있는 원화평가절하가 최선의 방안이라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듯 하다.
예상과 달리 상황이 좋게 전개되면서 1120원대로 환율이 하락한다면 그동안 수차례에 걸친 재경부의 지도를 무시하고 환헤지를 미뤘던 공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매수에 나설수 있다. 또한 외환보유액 추가 확충을 위해 달러매수개입을 단행할수도 있다.
따라서 이번 환율하락시점을 매수기회로 노리는 세력이 즐비하다. 특히나 내년 외환자유화를 앞두고 있어 더더욱 그렇다. 경제지표를 중시하는 세력들은 현재 월평균 15억달러선의 무역흑자가 감소하는 시점을 확실한 매수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증권사 및 은행 뿐 아니라 국내 애널리스트도 모두 환율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이래저래 환율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상승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또다시 쏟아져 들어오거나 반도체 가격이 폭등하고 국제유가가 폭락하지 않는한 원화가 예전과 같이 절상압력을 받지 않을 것은 확실하다.
홍재문<동아닷컴 기자>j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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