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상탈출]서해대교 '다리밟기 축제'

  • 입력 2000년 11월 1일 18시 48분


《‘다리 밟으러 나가세. 서해대교로 나가세. 평택부터 당진까지, 경기 충남 이어주는 서해대교를 건너세.’ 개통(10일 전후)을 앞둔 서해대교에서 요즘 다리밟기가 한창이다. 세계에서 아홉 번째, 동양에서 가장 긴 7310m의 서해대교를 ‘걸어서’ 건넌다. 농악대의 장단과 날라리 소리가 흥겨운 서해대교로 ‘탈출’해 뻥뚫린 다리에서 강아지와 함께 자전거나 킥보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며 온종일 놀아보세.》

일요일인 10월 29일 오전 7시. 김포대교를 출발, 서울외곽순환 고속도로를 경유해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서평택IC까지 가는 데 걸린 시간은 1시간 10분(77㎞). 여기서 당진까지 가려면 아산 삽교 두 방조제를 거치는 국도로 38㎞를 더 달려야 한다. 휴일 한낮에는 한 시간도 걸리는 이 도로. 서해대교 완공으로 이제 평택과 당진은 10분이면 주파할 수 있는 지척간이 됐다. 서해대교를 개통에 앞서 밟아 볼 수 있는 행사(5일까지)가 한창이다.

◇다리밟기

오전 10시. 다리밟기가 시작된다. 경기 평택시와 충남 당진군의 다리 양끝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동시에 다리 중앙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농악대의 농악소리가 요란하다. 다리 양끝에서 중앙까지는 약간 오르막이다. 농민, 산악자전거를 타고 온 10여명의 MTB클럽 회원, 두 달된 강아지와 함께 걷는 서울 아파트촌의 부부, 헬멧과 무릎 팔꿈치 보호대를 하고 배낭을 멘 가족 인라인 스케이터, 킥보드를 타는 어린이, 유모차를 미는 젊은 부부 등 참가자는 다양하다. 자동차 전용도로여서 개통되면 걸어서 건널 수 없는 서해대교. ‘롱다리’라는 매력까지 더해 다리밟기에 연일 사람들이 몰린다.

◇다리 살펴보기

구간별로 다른 세가지 공법으로 건설됐다. 통행 선박의 규모 때문. 5만t급이 통과할 중앙부는 경간장(교각사이 거리)을 470m, 통과 높이를 62m로 확보하느라 케이블로 매단 사장교(총연장 990m)로 건설했다. 긴 상판은 가로빔으로 연결된 높이 186m(해발·60층 건물 높이)짜리 콘크리트 주탑 두 쌍과 양편 지주의 앞뒤에 각각 걸어 둔 18가닥의 케이블로 지탱되고 있다. 경간장이 좁은 대부분 구간(총연장 5820m)은 PSM, 조금 넓은 구간(총연장 500m)은 FCM공법이 사용됐다. 전체적으로는 강도6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을 만큼 튼튼하게 설계됐다.

◇주변 살펴보기

서해대교 중간에 서면 막힘 없이 펼쳐지는 주변 풍경에 답답했던 가슴이 확 뚫리는 느낌이다. 아산만과 그 주변을 60여m 다리 위에서 360도 둘러 볼 수 있는 이 곳. 멀리 동남쪽으로는 삽교호 방조제가, 반대편으로는 아산만과 광대한 서해가 펼쳐진다. 다리 양안을 보자. 평택쪽으로는 승용차 수천대가 선적을 기다리는 아산항(평택항)과 포승공단이 보이고 당진쪽으로는 갯벌과 염전, 수확을 마친 농경지와 부곡공단이 들어선 들판이 펼쳐진다. 다리가 워낙 길다 보니 섬도 지난다. 숲이 우거진 행담도(당진쪽·7만평)다. 휴게소 공사가 한창인 이 섬은 앞으로 해양레저단지로 개발된다. 다리 아래 평택쪽 연안에는 홍보관도 있다. 서해대교 영상물(11분)도 상영하고 케이블 등 자재도 전시중. 전망대도 있다.

◇이벤트

△다리밟기〓5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밤 10시.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5일에는 세 시간(오전 11시∼오후 2시)만 제외하고 하루종일 가능하다. 주차장은 평택쪽과 당진군 송악IC 양편에 있다. 평택쪽 가는 길은 서평택IC∼사거리 직진(포승공단 진입로)∼아산 방향 좌회전∼서해대교 교각밑 좌회전∼공사로. 주차장이 혼잡하므로 일찍 도착하는 게 좋다. △다리 조명〓점등은 오후 6시반 전후 △마라톤대회〓5일 오전 11시 평택쪽에서 출발. 편도(7.31㎞) 왕복(15㎞) 두 종목. 참가비 1만원(신청마감 4일).

참가신청 ARS 서비스 02―362―7707. 신청후 ‘농협 계좌’(982―01―000931, 예금주 한국도로공사)로 입금.

◆내친김에 온천관광 갯벌체험까지

서해대교 부근에는 온천 갯벌 천주교성지 등이 있어 하루 혹은 1박2일 여행하기에 좋다.

▽온천〓아산시에 세 곳이 있다. 온양 도고 두 온천의 수질은 유황천이며 아산온천은 알칼리성 단순천. 온양온천이 역사도 깊고(1458년 발견) 수온도 높다(섭씨 42∼59도).

▽갯벌체험〓대호방조제 중간의 도비도(연륙도·당진군 석문면)가 좋다. 모래갯벌이며 주변 섬과 어우러진 경치도 아름답다. 유람선, 지척의 난지도와 인천행 여객선도 운항.방조제 안쪽의 호수는 겨울철새 도래지. 도비도의 대호농어민교육복지센터(041―351―9200·농업기반공사)는 깔끔한 숙소로 주말 가족여행에 좋다. 그 옆에는 해수탕도 있다. 당진읍에서 615번 지방도로(대산 석문방향) 이용.

▽천주교 성지〓한국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성인의 탄생지인 솔뫼성지(당진군 우강면)와 해미읍성(충남 서산시)이 있다. 솔뫼마을의 소나무 숲에는 도포차림의 김신부 동상 및 순교 100주년 기념비와 함께 솔뫼 피정의 집(041―362―5021)이 있다. 해미읍성은 이순신장군이 젊은 시절에 훈련교관으로 근무했던 서해안의 방어요충지로 보존상태가 완벽하다. 성안에는 1866년 병인박해 때 처형된 천주교인들이 투옥됐던 감옥터과 고문대로 사용된 호야나무가 남아 있다.

<조성하기자>summer@donga.com

패키지

일정

출발

코스

가격(원)

여행사(02)

다리밟기

당일

5일

서해대교 걷기∼서산마애불∼개심사∼해미읍성(평택배 시식)

3만5000

애플관광

723-8893

도비도

갯벌체험

1박

2일

서해대교∼석문방조제일몰∼왜목마을 일출∼도비도 갯벌체험∼해미읍성∼수덕사

7만9000

승우여행사

720-8311

당일

서해대교∼도비도 갯벌체험∼왜목마을

3만5000

*갯벌체험은 서해대교 개통후인 11일부터 매주말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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