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포커스]구조조정의 성공 가능성 보여줄 10월말

  • 입력 2000년 10월 29일 11시 45분


떨어지는 낙엽이 조락의 계절 가을을 물씬 느끼게 하는 10월이 벌써 저물어가고 있다.

결실의 계절이기도 한 가을이 올해 더욱 의미를 갖는 것은 금융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유일한 해법인 제 2차 금융·기업구조조정과 관련해 정부가 10월말까지 끝내겠다고 약속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10월이 마감되고 11월을 맞는 이번주(10.30∼11.4일)에는 은행들의 기업 옥석 가리기가 마무리돼 살아날 기업과 퇴출될 기업들이 구체화된다.

퇴출 기업이 가려지면 해당 기업뿐 아니라 관련업계와 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이 엄청나겠지만 은행들이 단기적인 이익에 집착해 부실이 심화된 기업을 살려줄 경우 시장의 평가는 냉랭할 것이라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철저한 기준 감독이 요구된다.

또 부실은행과 공적자금 투입은행들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에 대한 민간 경영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평가 결과에 따라 은행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면서 예금등 자금 이동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금융·기업 구조조정을 총괄 지휘해야 할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동방금고 불법대출사건에 휘말려 정신을 못 차리고 있어 당초 약속한 구조조정 일정이 제대로 이행될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해야 할 금감원이 신뢰도가 땅에 떨어지면서 구조조정 대상으로 전락해 금융 개혁 전체의 원만한 추진을 걱정스럽게 만들고 있다.

동방금고 사건은 검찰이 금감원 로비의혹과 정현준씨 사설 펀드등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서 추이가 주목되고 있는데 경제 전체에 미치는 간접적인 악영향도 적지않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다시 나락에 빠지지않으려면 이번에 반드시 금융·기업 구조조정을 제대로 해야 하기 때문에 오는 31일 청와대에서 개최되는 4대부문 개혁 점검회의에서 대통령의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가 재차 강력히 천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팽배해지며 증시뿐 아니라 외환시장도 다소 동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재정경제부는 30일 내년부터 시행되는 2단계 외환자유화 추진방안과 보완대책을 내놓는다. 또 IMF와 2000년도 연례협의에 들어간다.

10월 마지막주는 이래저래 구조조정의 성공과 금융시장의 안정 가능성을 가름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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