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아시안컵]이란전 설욕 공신은 강영철 기술위원

  • 입력 2000년 10월 24일 01시 40분


4년전의 참패를 설욕하며 이란을 꺾은 것은 강영철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이 분석한 비디오테이프의 공이 컸다.

한국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제12회 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 준준결승전에서 스트라이커 알리 다에이가 선봉에 선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이란과 격돌, 상대의 공격을 철저히 봉쇄하며 연장전 끝에 2-1 승리를 거둬 휴지처럼 구겨졌던 자존심을 가까스로 되살렸다.

시드니올림픽 때도 호주로 날아왔던 강영철 기술위원은 정작 한국의 경기는 단한 게임도 보지 않고 모로코, 칠레 등 상대 팀을 분석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으나8강 탈락이라는 멍에 때문에 숨은 공로도 묻혀 버렸던 인물.

일본에 살고 있는 그는 이번에도 최근 일본에서 중계됐던 이란과 태국, 바레인전을 녹화, 이란의 공격, 수비패턴을 자세히 분석한 뒤 30분용으로 편집해 서울로공수, 21일 레바논으로 떠나려던 조중연 축구협회 전무이사에게 넘겨 주었다.

조중연 전무와 허정무 감독 등 코칭스태프는 이 비디오테이프를 경기 전날 선수들과 함께 시청하며 철저한 분석에 들어갔다.

코칭 스태프는 이 테이프를 통해 이란의 공격루트가 다에이에 크게 의존돼 골이다에이의 단독 득점 또는 옆에서 침투하는 제2의 공격수에 떨어뜨린 뒤 이어지는 것에 착안, 심재원에게 다에이를 집중 마크할 것을 지시하는 등 막판 비책을 가동한것이 적중했다.

분석내용은 경기에서 적중해 다에이는 심재원에게 꽁꽁 묶여 득점가시권에서 행동반경이 크게 움츠러들었으며 그의 움직임이 둔해진 것과 함께 한국은 미드필드를장악할 수 있었다.

축구협회는 아시안컵이 끝난 뒤 강영철 위원을 서울로 초청, 대표팀과 청소년대표팀 코칭스태프, 기술위원 등을 대상으로 비디오분석 및 편집요령을 특강하도록 할계획이다.

허정무 감독도 경기가 끝난 뒤 "이란의 공격루트와 수비포메이션이 그대로 드러날 만큼 철저하게 분석돼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트리폴리<레바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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