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아이투신운용 스피어 부사장 "먼저 리스크를 따져봐라"

  • 입력 2000년 10월 15일 19시 08분


“고객들은 간접투자상품에 돈을 맡기기 전에 먼저 투자위험을 따져봐야 합니다. 수익률이 얼마나 될까만을 꼽아보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함께 검토하는 투자태도가 자리잡아야 할 것입니다.”

6월말 설립된 아이투자신탁운용의 ‘총각 부사장’인 가이 스피어(34·사진)가 들려주는 ‘글로벌스탠더드식 투자법’이다. 어느 고객도 창구에서 투자위험을 물어보지 않는 한국식 투자행태에 대한 따끔한 충고이기도 하다.

그는 “회사를 방문한 한 고객에게 머니마켓펀드 수익률을 5.7%로 제시했더니 다른 회사는 7.3%라며 가버리더라”고 소개하곤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잠복된 위험이 많다는 뜻을 이해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아이투신운용은 채권펀드 운용에 독특한 위험수익 관리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I―VAR’시스템은 먼저 발생할 수 있는 손실규모를 추정해 고객에게 동의를 받는다. 1000억원규모 펀드라면 연간 10억원까지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식이다. 아이투신운용은 또 금리가 0.1% 변할 때 펀드가 입을 수 있는 손익규모(금액듀레이션)를 산출한다. 금액듀레이션 한도 안에서 목표수익을 달성하도록 펀드를 운용하고 이를 고객에게 알리도록 한다.

그는 “이렇게 운용하면 한해의 목표수익률이 낮을 수도 있지만 수익의 질은 훨씬 낫게 된다”며 “이렇게 2, 3년 꾸준하게 이익을 쌓아나가면 안정적으로 자산을 늘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피어부사장은 직접 펀드를 운용하지는 않고 박대양주식운용팀장과 현병규채권운용팀장이 각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대신 그는 투자전력위원장(CIO)으로 시장전망을 검토하고 손실규모를 조정하는 등 전략적 총괄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영국 옥스퍼드대학을 거쳐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고 미국 월가에서 아쿠아마린펀드를 운용했다. 옥스퍼드대 동문이자 아이투신운용 최대주주인 정몽규현대산업개발회장이 부사장으로 초빙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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