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 대폭락…31P 떨어진 557.18 마감

  • 입력 2000년 10월 11일 16시 13분


해외 악재와 국내 수급불안으로 투매심리가 확산되며 주가가 대폭락했다.

미국 반도체 주가의 폭락, 중동불안에 따른 국제유가의 재상승 등 증시주변여건이 악화된 데다 외국인들의 현선물 매도 공세가 삼성전자 등으로 집중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연중최저치를 기록하는 대붕락이 재연됐다.

코스닥 역시 거래소 대폭락에 연동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 지수관련 대형주들이 대폭 하락한 가운데 하락종목이 한때 510개에 달하는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폭락세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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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증시 불안으로 국내 달러/원 환율이 1125원까지 급등하고, 국제유가 불안으로 인한 물가상승 불안으로 금리(국고채 3년만기 수익률 기준)도 7.92∼7.93%대로 올라 금융시장이 이른바 ‘트리플 약세’를 면치 못했다.

11일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548.29까지 하락,연중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전일비 31.16포인트(5.29%) 급락한 557.18로 마감했다. 지난 9월22일 551.00 이래 최저 수준이다.

코스닥 지수는 5일만에 90선이 붕괴된 가운데 장중 84.24까지 하락, 지난 9월25일 79.19 이래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전일비 7.19포인트(7.72%) 급락한 85.85로 장을 마쳤다.

선물 12월물은 외국인들의 3000계약에 달하는 순매도로 전일비 4.60포인트(6.33%) 급락한 68.00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이틀전(-1.64)에서 다소 줄었던 선물저평가(백워데이션)이 –0.9대로 다시 확대됐다.

외국인들은 선물시장에서 3000계약 가량을 순매도한 가운데 거래소에서 1096억원을, 코스닥에서는 6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들은 거래소에서 820억원, 코스닥에서 235억원을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들은 거래소에서 197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대응했으나 공황심리로 추가 매수여력이 달렸고 코스닥에서는 99억원 순매수에 그쳐 투자심리가 냉랭해졌음을 반증했다.

업종별로는 거래소와 코스닥 모두 전체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대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거래소의 경우 하락종목이 666개에 달해 상승종목 182개를 훨씬 뛰어넘었고, 코스닥도 하락종목이 하한가 122개를 포함해 488개로 상승종목(78개)를 훨씬 웃돌았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16만1000원으로 전일비 12.02%나 급락하면서 지난 10월4일 17만9500원의 연중최저치를 깨면서 사흘째 종가기준 연중최저치를 기록했고, 현대전자 역시 1만3050원으로 지난 9월19일의 1만3700원의 연중최저치를 경신했다.

지수관련 대형 통신주인 거래소의 SK텔레콤과 한국통신, 코스닥의 한통프리텔과 한통엠닷컴, LG텔레콤은 IMT-2000 사업을 둘러싼 정책불확실성이 제기되면서 다시 급락했고, 한국전력과 포항제철 등의 민영화 관련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코스닥의 경우 인터넷 관련주인 다음,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옥션 등은 야휴!의 실적호전에 따라 추가상승이 예상됐으나 이내 무산되면서 10%에 근접하는 대폭락을 보였다.

반면 금융구조조정과 합병에 대한 기대감으로 며칠 조정을 받았던 주택은행이 시가총액 종목 중 유일하게 3.5%의 상승세를 보이고 한미은행이 급등한 가운데 하나은행은 보합세로 선방했다.

여타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주택은행이 하락했을 당시 들어왔던 매입세가 후퇴하며 하락조정을 보였다.

신영증권의 김인수 팀장은 “삼성전자가 16만원대로 급추락하고 향후 바닥확인도 안되는 상황에 놓여있어 향후 주가를 전망이 어려울 지경”이라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대한 개인들의 대응도 더욱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인수 팀장은 “외국인들이 그제 5000계약 순매도를 환매하지도 않는 가운데 오늘 순매도 규모가 3000계약에 달했다”면서 “향후 미국 나스닥의 동요와 삼성전자, 종합지수 등의 여건을 볼 때 한단계 다운된 수준에서 거래에 임해야 하고 미국 시장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과 관련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의 조오규 과장은 “거래소가 새로운 저점 확인을 요구받는 불안이 확산됐다”면서 “국내 증시가 제한된 에너지로 낙폭과대 메리트가 작용했던 코스닥도 어려운 국면에 접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오규 과장은 “미국의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단기 실적악화가 예상될 경우 그 분기의 실적악화 정도만 조정되고 급락 이후 급등도 가능한 장인데 반해 국내 코스닥기업들은 실적전망이 검증이 안된 상황”이라면서 “코스닥이 안정되려면 일단 거래소부터 안정이 선행되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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