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이적선수들 시즌개막 지켜보라

  • 입력 2000년 10월 10일 18시 40분


“몸이 근질근질하다.”

개학을 앞둔 학생의 마음은 대개 기대 반, 걱정 반이다. 비시즌을 끝내고 11일부터 시범경기에 들어가는 프로농구 선수도 마찬가지다. 특히 ‘여름방학’ 동안 팀을 바꾼 이적생들은 그 누구보다 초조하게 시즌 개막을 기다렸다.

LG ‘캥거루 슈터’ 조성원(29). 현대에서 전격 트레이드된 조성원은 어느새 간판 스타의 자리를 꿰찼다. 호주 멜버른 전지훈련을 마치고 9일 귀국한 그는 현지 프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6.3개의 3점슛으로 29.4점을 터뜨렸다. 99∼2000호주프로리그(NBL) 11개팀 가운데 5위였던 멜버른 타이거와의 경기에서는 무려 55점을 퍼붓기도 했다.

현대에 있을 때보다 주위의 기대가 훨씬 큰 것 같다는 조성원은 “처음 팀을 옮겼을 때는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이지만 이젠 자신감도 생겨 빨리 뛰고 싶은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동료들과 손발도 척척 맞고 있으며 야간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루도 쉬지 않아 체력도 많이 붙었다.

조성원과 소속팀이 맞바뀐 양희승도 새로운 각오로 변신하고 있다. 고질인 아킬레스건 통증 때문에 시즌 초반 언제나 벤치 신세였으나 올해만큼은 다르다.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나 훈련과 연습게임 등을 제대로 소화하고 있다. 틈나는 대로 공격에 가담하라는 코칭스태프의 주문대로 내외곽을 넘나들며 득점 사냥에 나서고 있는 것. SBS에서 현대로 이적한 ‘저승사자’ 정재근도 잔 부상을 이겨내며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는 각오다. 새로 한솥밥을 먹게 된 양희승과 정재근은 조니 맥도웰이 종아리 근육 파열로 출전이 불가능, 그의 빈자리까지 메워야 해 어깨가 더욱 무겁다.

기아에서 골드뱅크로 둥지를 옮긴 ‘사랑의 3점슈터’ 정인교는 특유의 장거리포를 앞세워 최근 연습 경기에서 20점 가까운 득점력을 보였다. 현주엽과 용병 2명이 골 밑을 확실하게 장악한 덕분에 외곽 기회가 많이 난다는 게 그의 얘기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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