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박경완 37호 투런 공동선두…현대, 한화 격파

  • 입력 2000년 10월 4일 23시 26분


“내가 ‘토종의 힘’을 대표한다.”

박경완(28·현대)이 홈런 공동선두로 나섰다.

박경완은 4일 2000 프로야구 대전 한화전에서 1회초 상대선발 홍우태로부터 펜스 한가운데를 넘기는 130m짜리 투런 홈런을뽑아냈다.

박경완은 두산 ‘흑곰’ 우즈와 나란히 시즌 37호를 기록하며 홈런 공동 수위가 됐다. 지난달 30일 LG전에서 36호 홈런을 때려낸 지 3경기 만에 또 다시 홈런을 추가한 것.

박경완은 이날 홈런을 뽑아낸 뒤 자신에게 쏠리는 ‘꾀병 의혹’ 때문에 무척 신경을 쓰는 눈치.

드림팀의 주전포수로 시드니올림픽에 참가한 박경완은 지난달 18일 호주와의 예선 2차전에서 주자 그랜트 맥도널드에게 깔려 부상하는 바람에 이후의 올림픽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

오른쪽 어깨에 염좌, 왼쪽 골반에 타박상을 입은 그가 귀국하자마자 홈런포를 때려내니 ‘꾀병’이었다는 소문이 돈 것. 그러나 요령 피울 줄 모르는 그의 성격을 잘 아는 동료 박재홍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못박았다.

박재홍은 “나도 발목이 시퍼렇게 멍들었지만 경완이는 정말 독종이에요”라고 혀를 내둘렀다.

현대는 박경완의 홈런에 이어 3회와 4회에 각각 3안타를 때려내며 3점씩을 더 보태 전날 패배를 안겼던 한화에 11―7로 승리를 거뒀다.

현대 선발로 나선 정민태는 시즌 17승을 올려 다승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정민태는 이날 5와 3분의 1이닝 동안 10안타에 5실점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최동원(83∼87년)에 이어 프로야구 통산 두 번째로 5년 연속 200이닝 투구를 넘어서 ‘철완 훈장’을 받았다.

잠실에서 열린 해태와 LG의 경기에선 해태가 5―4로 승리하며 이틀 연속 LG를 울렸다. 삼성은 SK와의 대구경기에서 7―4로 이겨 4연패에서 탈출했다. 삼성은 4―4로 맞서던 5회말 김태균의 볼넷에 이어 김종훈의 왼쪽 2루타로 추가점을 올려 승기를 잡았다.

롯데는 사직 홈경기에서 두산에 7―1로 대승을 거두고 5연승을 달렸다. 롯데는 매직리그 1위 LG와의 승차를 1.5게임으로 줄여 리그 우승의 꿈을 다시 키울 수 있게 됐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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