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클린턴 "나 멀리건족 아닙니다"

  • 입력 2000년 10월 4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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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지독한 ‘골프광’. 비오는 날 홀로 골프를 치거나 집무시간에도 자주 클럽을 휘두를 정도다. 하지만 매너는 ‘낙제점’이라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자신이 친 샷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몇 번이라고 고쳐 치는 ‘멀리건’으로 유명했다. 한 홀에서 3,4차례 티샷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고 한다는 것.

그런 클린턴 대통령이 자신의 골프 매너에 대한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이 과장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골프 다이제스트 최근호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멀리건을 남발한다는 얘기는 왜곡된 것”이며 “멀린건을 하더라도 별 이득은 없으며 게임을 망칠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내가 먼저 동반자의 미스샷에 대해 다시 치라고 권유할 때가 많고 다른 사람이 멀리건 받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골프를 칠 때만큼은 세상사를 비롯한 다른 잡념을 떨쳐버리고 게임에만 몰두하며 내 본 모습에 가까워질 수 있어 좋다”며 골프예찬론을 폈다.

그가 라운드를 돌 때는 보통 비밀경호요원, 경찰 저격수, 사진사 등이 나눠 탄 6대의 카트가 수행하며 블랙박스, 비밀전화 등도 따른다.

8년의 재임 기간에 클린턴 대통령의 골프 실력은 어쨌든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게 주위의 평가. 클린턴 대통령은 “우수한 프로들과 자주 라운딩하면서 조언을 들은 덕분에 스코어를 줄일 수 있었다”며 “골프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여러 면에서 인생과 닮았다. 자기와의 싸움이며 잘 될 때나 안 될 때나 감정을 잘 다스리는 게 관건”이라고 골프 철학을 밝혔다.

여름에는 한달 5차례, 나머지 계절에는 한 달에 3차례 골프장에 나가는 것을 원칙으로 삼은 클린턴 대통령은 백악관 뒤뜰에서 쇼트 게임을 집중적으로 훈련하기도 한다.

어릴 적 아칸소주 핫스프링의 올드코스에서 머리를 얹은 그의 현재 핸디캡은 12이며 15차례 정도 70타대 스코어를 기록했다고. 클린턴 대통령과 달리 영부인 힐러리와 딸 첼시에게 골프는 관심 밖. 1년에 한번 정도 골프를 치는 힐러리는 ‘주위 사람을 웃게 만들 정도’의 초보이며 첼시도 레슨을 받기는 했으나 흥미가 없다고.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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