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韓-日 하네다공항 전세기 운항 논란

입력 2000-09-26 18:42수정 2009-09-22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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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 확대로 한일 노선의 비행기 표 구하기가 전쟁을 치르듯 어렵기만 하다. 이 때문에 일본 국내선 전용비행장인 하네다(羽田)공항을 이용한 한일간 전세기 운항 문제가 양국 정부간 현안이 되고 있다.

▽표 전쟁〓노선은 늘지 않고 한일간 관광객이 폭증하면서 표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96년 방한 일본인은 152만명, 방일 한국인은 111만명이었으나 99년 방한 일본인은 218만명, 방일 한국인은 105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99년 일본인이 가장 많이 찾은 외국은 한국이었다. 2002년 월드컵공동 개최 등으로 교류가 확대되면 표 전쟁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노선 증설 문제는 23, 24일 일본에서 열린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의 정상회담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문제 제기〓김대통령은 모리 총리에게 “열흘 전 아사히신문 사장을 만났는데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해 회사비행기를 타고 왔다더라. 연립 여권 3당의 간사장도 마찬가지 이유로 오사카(大阪)를 거쳐 서울로 왔다고 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전달했다.

3월 센다이(仙臺)에서 당시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도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운수상을 만나 전세기 취항이 가능하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열흘 전 후쿠시마(福島)에서 열린 한일포럼에서도 참석자들은 한일간 전세기운항을 위해 하네다공항을 개방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이 같은 견해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

▽전세기가 뜨면〓한국의 올 관광객 유치목표는 500만명이며 이중 46%인 230만명을 일본인으로 예상하고 있다. ‘싸고 가깝고 짧은 여행’이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 젊은 여성층이 한국을 선호하고 있어 충분할 것으로 본다. 문제는 부족한 비행기 좌석. 비행기 표를 구하기 어려우면 하와이 중국 홍콩 등 경쟁국에 손님을 빼앗기게 된다.

하네다공항에 전세기가 취항하면 좌석 확보 외에도 이점이 많다. 나리타(成田)국제공항은 도쿄(東京) 도심에서 두시간이나 걸리지만 하네다공항은 40분이면 도쿄 시내 호텔에 도착한다. 일본 정부는 오사카나 나고야(名古屋)공항을 이용해 정기 여객기를 늘리는 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 공항을 이용하면 다시 국내선이나 신칸센을 타고 도쿄로 가야 한다.

▽일본 정부 입장〓운수성 등 실무부서는 공항시설에 여유도 없고 국내공항인 하네다에 한국 비행기 이착륙을 인정하면 국제민간항공조약(시카고조약)에 저촉될 우려가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 ‘운항 거리’를 기준으로 한 운항허가요건을 바꾸어 하네다공항 사용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한국보다 먼 거리에 있는 오키나와(沖繩)행 취항기가 하네다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고 오키나와가 포함되도록 운항 거리 기준을 바꾸면 이번에는 중국까지 국내공항 취항 범위에 들게 된다는 것이 운수성이 내세우는 반대 이유.

하지만 일본정부가 이 문제에 소극적인 진짜 이유는 하네다공항에 외국항공기 취항하면 경제적 이익이 줄 것을 염려한 나리타(成田)국제공항측의 반대 여론을 겁내서다. 이 지역 국회의원은 현재 하네다공항 국제선 취항을 반대하는 로비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운수성은 2002년 완공되는 나리타공항 제2활주로를 한국에 우선 할당하거나 2002년 월드컵대회 기간에만 하네다공항 이용을 허용하는 등 대안을 찾고 있다.

<도쿄〓심규선·이영이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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