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미국펀드 돈풍년으로 국내증시'긍정적'

  • 입력 2000년 9월 25일 18시 58분


9월중순들어 미국에 돈이 몰리고 있다. 뮤추얼펀드에 많은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비중 증가는 물론 미국 증시 상승을 통해 국내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9월초까지와는 사뭇 다른 이같은 자금동향은 미 증시 낙폭 과대, 국제유가 급등, 유로화 약세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져 미국 증시를 비롯한 전 세계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미국의 펀드 자금동향 조사기관인 AMG데이터서비스에 따르면 9월14∼20일에 라틴아메리카에 투자하는 펀드들을 제외한 모든 펀드들에서 신규자금 유입이 환매분보다 많았다. 직전 주간(9월 8∼14일)에는 모든 종류의 펀드에서 자금순유출이 기록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게 하는 변화다.

특히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미국내펀드에 76억달러가 들어왔으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시장에 투자하는 인터내셔날펀드에 19.2억달러가 순유입됐다. 둘 다 6월중순 이후 최대규모. 한국시장과 관계가 있는 일본제외아시아펀드, 이머징마켓펀드, 글로벌펀드 등에도 적지 않은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런 자금흐름은 9월들어 미국 주가가 많이 떨어지자 저점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8월말 4200선을 웃돌던 나스닥지수는 최근 3700∼3800선을 오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과장은 “낙폭과대 직후 바겐세일 자금이 많이 들어오는 것은 미 증시에서 자주 목격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화 약세도 달러화 자산에 대한 수요를 늘려 유럽 등지에서 미 증시로의 자금유입을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임송학차장은 “유로화 약세가 유럽→미국의 자금이동을 촉진하는 요인이라기 보다는 그와 같은 자금이동의 결과”라고 말했다. 올들어 전 세계 증시가 조정에 들어가면서 투자자들이 위험관리 차원에서 주변부인 아시아나 유럽에서 중심부인 미국으로의 투자자금을 옮기고 있다는 설명.

유로화 약세는 미국 및 국내 증시에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있다. LG증권 김종권 선임연구원은 “유로화 약세는 유럽수출 비중이 크거나 유로화 표시 자산을 많이 갖고 있는 미국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미국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며 우리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려 국내증시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다 준다”고 말했다. 그는 “통계적인 분석 결과 유로―원화 환율이 10% 떨어질 경우 우리나라의 상품수지는 1억달러가량 악화한다”고 주장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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