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Politics]기혼녀는 "부시" 독신녀는 "고어"

  • 입력 2000년 9월 24일 19시 00분


미국 대통령 선거전을 벌이고 있는 앨 고어 부통령과 조지 W 부시 주지사가 오프라 윈프리의 토크쇼에 앞다투어 출연하는 등 여성들의 표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여성들이 선거전략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여성표에 관해서는 고어 부통령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와 CBS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들 사이에서 고어 부통령의 지지율이 부시 주지사의 지지율보다 11% 앞서 있는 반면, 부시 주지사는 남성들 사이에서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성들이 모두 고어 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독신여성들은 고어 부통령을 지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혼여성들 특히 50세 이하의 자녀가 있는 전업주부들은 부시 주지사를 지지하고 있다. 민주당의 여론조사원 셀린다 레이크는 “여성들의 결혼 여부에 따른 차이가 남녀간의 차이보다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사실 여성 유권자들 사이의 이러한 차이는 지난 몇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났었다. 그리고 매번 기혼여성들은 공화당을 선호한 반면, 독신여성들은 민주당을 선호했다.

9월 9일부터 11일까지 843명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뉴욕타임스와 CBS의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부시 주지사와 고어 부통령에 대한 기혼여성들의 지지율은 각각 45%와 37%였던 반면, 두 사람에 대한 독신여성들의 지지율은 22%와 57%로 압도적인 차이를 드러냈다.

또한 퓨 연구센터가 8월 24일부터 9월 10일까지 1999명의 유권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결과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여론조사를 지휘한 앤드루 코후트에 따르면, 50세 이하의 자녀가 있는 기혼여성들은 부시 주지사를 더 선호하고 그가 고어 부통령보다 더 강력한 지도자라고 생각하는 반면, 독신여성들은 연령과 상관없이 모든 면에서 고어를 기혼여성들보다 더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기혼여성과 독신여성들이 경제적으로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어 부통령의 여론조사 담당인 스탠리 그린버그는 “맞벌이를 하는 사람들은 돈이 더 많기 때문에 살아가면서 생기는 일들에 좀 더 잘 대처할 수 있지만, 혼자 사는 사람들은 경제적 변화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정부의 복지정책을 더욱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2000/09/20/politics/20GEN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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