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더블위칭데이 이후 주가방향은

  • 입력 2000년 9월 14일 16시 31분


서울 주식시장은 선물·옵션 만기일인 14일 대규모 프로그램 매도 물량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가 소폭 하락에 그쳐 일단 바닥 확인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증시의 단기적인 수급 불안 요인이던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대거 청산되고 금융주가 장중내내 강세를 보이며 주도주로 부상해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유가가 고공행진을 지속중이고 아직 남아있는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신고분만 4000억원가까이 남아있어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14일 증시에서는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4991억원이나 나와 프로그램 매수물량 1232억원을 감안하면 3700억원정도의 순매도 물량이 쏟아졌으나 종합주가지수가 650.14로 마감돼 전날보다 3.54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다.

동양증권 박재훈차장은 "단기적으로 증시를 짓누르던 선물·옵션 만기일이 큰 폭의 하락 없이 넘어감에 따라 유가등 다른 변수들이 아직 많지만 반등 가능성은 커졌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주가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주도군으로 떠오른 것이 좋은 징조.

은행·증권·보험등 금융주는 장중 내내 강세를 보이며 전날대비 4.11%나 올라 장 막판 주가를 7포인트가까이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SK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선물·옵션 만기일에도 물량을 받아내지 않고 3600억원이상의 순매도를 보여 당분간 외국인에게 매수 주체 역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금융주가 구조조정과 M&A관련 재료등을 바탕으로 주도군으로 부상해 적어도 추가 하락은 방어할 수 있는 버팀목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금융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반등에 성공하더라도 상승폭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

우선 4000억원정도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하루 이틀 정도는 더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 심상범 연구원은 "14일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5000억원가까이 나왔으나 이중 차익거래와 관련된 프로그램 매도 신고분은 2758억원으로 전날까지 차익거래 순매수 잔고가 6500억원정도 되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4000억원정도의 매수차익 거래 잔고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중 절반정도는 12월물로 이월된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는 현물주가의 상승때까지 기다리는 지연 대기매물로 추정되기 때문에 15일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면 다소의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직도 배럴당 30달러를 웃도는 국제 유가의 향방도 지수 상승을 가로막는 악재.

신흥증권 김관수 코스닥팀장은 "유가가 배럴당 28달러선까지 떨어져 안정된다면 거래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이 그동안의 낙폭을 만회할 가능성이 크지만 유가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면 국내 경기 전반에 타격이 예상돼 증시도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추세적으로 매도 우위를 굳힌 것으로 보이는 외국인들의 매매동향도 부담이다. 투신등 기관투자자의 투자 여력이 여전히 약한 실정에서 외국인들이 매수우위를 보이지 않으면 개인투자자만으로는 큰 폭의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개인투자자들은 대형주보다는 실적이 좋은 중소형주와 구조조정의 수혜가 예상되는 금융주를 중심으로 보수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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