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공연예술도 이젠 브랜드파워 시대

입력 2000-09-13 18:55수정 2009-09-22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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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의 브랜드 가치는 얼마나 될까?

아직 발표하지 않은 비공식 자료이지만 약 350억원. 이 수치는 ‘난타’의 제작사인 환퍼포먼스측이 지난달초 한 컨설팅 회사에 의뢰해 평가한 결과다.

환퍼포먼스가 밝힌 근거는 이렇다. 7월1일 서울 정동에 전용극장이 개관된 뒤 2개월간 ‘난타’의 입장 수입은 5억여원. 올해말이면 극장 건립에 들어간 10억원이 회수된다. 여기에 공연의 성공을 앞세워 CF 캐릭터 게임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김종헌기획실장은 “해외까지 파급된 ‘난타’의 인지도와 현재 공연 매출액, 전용극장의 효과 등을 감안하면 과장된 액수가 아니다”고 말했다.

뮤지컬 ‘명성황후’는 어떤가. 제작사인 에이콤 윤호진대표의 ‘빚내는 실력’과 ‘빚 갚는 능력’은 공연계에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이 작품이 97년 브로드웨이에 처음으로 진출하면서 생긴 빚이 8억여원. 97, 98년 국내 공연으로 이 빚을 말끔하게 갚고 극단 운영비를 남겼다. 98년 뉴욕과 로스앤젤리스 공연으로 생긴 부채는 무려 20억원에 이른다. 역시 국내 흥행의 성공으로 극단의 재정을 곧 플러스로 돌려놓았다.

공연계에 알려진 빚에 관한 그의 ‘전설’은 10여년간 공들여온 ‘명성황후’의 브랜드 파워다.

실제 지난 2월 예술의 전당에서 2주간 열린 이 작품의 공연 수입은 약 10억원에, 이익은 5억원 수준이었다. 이래서 에이콤에서는 “100억원을 줘도 ‘명성황후’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이제 브랜드 파워는 단순하게 입장료 수입이 아니라 ‘문화 지형’를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난타’의 ‘대박’은 한 공연만 무대에 올리는 전용극장으로 이어졌고 뮤지컬 ‘명성황후’는 최초의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에이콤은 2002년 월드컵 개최 이전 완공을 목표로 성남시 분당구에 1800석 규모의 전용극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윤대표는 “시 차원에서 땅 문제만 해결해 준다면 100억원으로 예상되는 투자액은 이미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발레도 브랜드화가 시작된 분야다. 올해 재단법인으로 분리된 국립발레단이 대표적인 예. 3일 막을 내린 ‘로미오와 줄리엣’은 4회 공연에 객석점유율 73%, 입장 수입 1억2000여만원을 기록했다.

최태지단장은 “단순한 레퍼토리 개념이 아니라 국립발레단 자체가 ‘팔리는 상품’으로 자리잡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7월 두차례 열린 ‘세계 춤 2000―서울’의 발레 갈라쇼의 입장 수입은 1억3000여만원이었다.

공연계의 돈과 인력은 특히 뮤지컬에 집중되고 있다. 올해말까지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은 40편으로 지난해 26편과 비교할 때 54%나 증가했다.

10월14일 무대에 오르는 ‘러쉬’는 영화 제작 및 컨텐츠 개발에 주력해 온 ‘영화 자본’인 튜브 엔터테인먼트가 돈을 댄다는 점이 이채롭다. 6억원의 제작비 중 2억원을 시장조사와 홍보 등 마케팅 비용으로 지불하는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윤호진대표는 “‘흥행 수명’이 2, 3년에 그치는 영화와 달리 외국의 히트 뮤지컬은 10∼20년이나 된다”면서 “브랜드의 힘으로 수 백억원이 오가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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