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주간전망]외국인 투자종목은 멀리 해야

  • 입력 2000년 9월 2일 09시 39분


다음주(9.4∼8일) 증시는 더블위칭 데이를 앞두고 시장의 출렁거림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프로그램 매물 추이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심한 대형주를 피하고 중소형 실적호전주를 중심으로 투자종목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추석 이후의 장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지만 주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프로그램 매물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해

추석을 앞둔 다음주 증시는 오는 14일의 더블위칭데이(선물·옵션 만기일)를 앞두고 8000억원정도 쌓여있는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언제든 프로그램 매도 물량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어 불안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또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실제 프로그램 매도 물량으로 쏟아져 나오느냐 여부는 선물지수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있어 선물시장의 영향력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유욱재 연구원은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대량으로 쌓였더라도 선물지수가 고평가돼 괴리율이 플러스를 보이면 1일 증시에서처럼 오히려 프로그램 매수 주문이 더 많이 나올수 있다"며 "프로그램 매물은 잠복된 우려감"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프로그램 매물이 실제로 쏟아질지 여부는 투자 분위기에 달려 있는데 현·선물시장 모두 장세 흐름은 외국인의 매매 동향에 좌우되고 있다.

특히 현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살지,팔지,판다면 어느규모나 팔지가 주가지수의 흐름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주가 급락의 촉매제였던 삼성전자가 1일 다소 오르자 종합주가지수가 강보합세를 유지하며 끝난데서 알수 있듯 시가총액의 2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주가 추이가 지수 방향성을 가름할 가장 큰 변수.

대신증권 신용규 수석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주를 30만원대에서 대거 매도했으나 27만원선에서는 매물이 별로 안 나왔다"며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 공세가 하루만에 주춤해져 지수 급락은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코스닥은 바닥 확인 과정

코스닥시장은 상대적으로 프로그램 매물 부담에서 자유롭지만 수급 상황은 거래소 시장보다 낫다고 할수 없는 게 현실. 올들어 8월까지 16조원가량의 주식이 신규 등록등으로 공급돼 수급 악화가 계속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스닥지수가 100선을 지켜내면서 저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은 확산되고 있다. 거래소 시장이 너무 취약해 최근 코스닥도 동조화 양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계속 시도되고 있는 것이 증거.

특히 1일 발표된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이 코스닥의 공급을 줄이는 데 중점이 두어져 장기적으로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평가.

동양증권 박재훈 차장은 "신규등록 종목의 최대주주가 보유주식을 등록 1년후 월 5% 범위내에서만 팔 수 있게 하는등의 대책은 중장기적으로 코스닥의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코스닥은 상승을 위한 여건은 마련된 상태이기 때문에 거래소 시장이 안정되면 더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추석 이후에는 긍정적인 시각을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에 대한 시각이 지난달말을 기점으로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추석과 더블위칭데이 이후의 장세에 대해서도 우려감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증시가 경기 연착륙등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어 추석 이후의 장은 일단 긍정적으로 봐야한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한누리증권 안동규 이사는 "추석이후에는 부실기업의 정리가 본격화되고 은행들의 구조조정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시장 리스크를 줄인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며 증시가 상승 모멘텀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증권 유연구원도 악재는 대부분 노출된 상태에서 현대문제가 가닥을 잡아가고 있고 해외증시가 호조를 보이는 등 호재들이 나오고 있어 선물·옵션 만기일이후 수급 부담이 해소되면 증시는 안정 기반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추석이후 장세를 결정지을 변수중 하나는 오는10일 열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여부 결정. 증산 규모가 어느정도 될 것이냐에 따라 현재 배럴당 33달러까지 오른 국제 유가가의 추가 상승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물가 안정이 흔들리면서 경제 전반적으로 큰 멍에가 될 수 있다.

◆외국인 비투자 종목에 관심을

다음주는 증시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여 지수가 방향성을 잡을 때까지는 매매를 자제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투자전략. 추석이후의 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상승폭에 대해서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기 때문이다.

굳이 투자를 하려면 일단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큰 대형 블루칩주는 피하고 중소형 실적 호전주에서 종목을 찾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삼성증권 유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최근에는 물량을 줄이는 매매 양상을 보이고 있어 과거 외국인이 많이 산 종목들은 주가가 추가 하락할 우려가 있으므로 외국인 지분이 적고 자본금이 작은 종목중 실적호전주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신 수석연구원은 추석이후 금융개혁이 본격화될 전망이므로 우량 은행·증권등 금융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또 가스주,전력주등 경기 방어주도 투자할 만 하다고 밝혔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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