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국제투자자금, 중국 홍콩서 한국 대만으로

  • 입력 2000년 8월 28일 18시 51분


국제투자자금이 홍콩과 중국에서 대만과 한국으로, 유럽에서 일본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찬 책임연구원은 “2주전부터 시작된 이같은 흐름이 지난주에 뚜렷해졌으며 앞으로 1∼2개월 동안은 지속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외국인만 투자하는 주식들로 이뤄진 중국 상하이B주의 주가지수는 21일 83.07의 고점을 이룬 뒤 28일 현재 68포인트선으로 추락했다. 21일 1만7500를 기록했던 홍콩 항생지수도 외국인 대량순매도의 영향으로 떨어져 28일 1만7000선을 위협받고 있다.

한편 외국인은 대만증시에서는 14일 이후 22일을 제외하고 9일째 연속순매수로 나와 25일 현재 94억2232만대만달러(3억400만달러 상당)의 순매수를 기록중이다. 국내 증권거래소시장에서는 25일 현재 7일 이후 14일 연속으로 모두 1조3212억원의 순매수를 하고 있다.

조 책임연구원은 이같은 국제투자자금 이동의 배경으로 △9월부터 적용되는 홍콩과 중국의 모건스탠리지수상 투자비중 축소 △중국의 증권관련법 개정 지연 △15일간의 중추절 및 국경일 연휴 등을 지목하고 있다. 그는 “대만증시에 외국인자금이 유입되면 국내증시에는 그 규모의 2배가량의 외국인자금이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계 투자자금이 유럽에서 본국으로 환류하고 있는 점도 국내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의 청신호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투자증권 변성윤연구원은 “최근 일본 금융기관들이 9월결산을 앞두고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을 맞추기 위해 유로화 자산을 대거 처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당 108∼110엔선에서 움직이던 엔화환율이 최근 106엔대로 떨어진 것도 이같은 투자자금 회수가 늘어난 점과 관련이 깊다는 설명.

현대증권 한동욱 선임연구원은 “미국 뮤추얼펀드의 자금흐름을 보면 6월부터 8월초순까지는 각종 펀드에서 순유입과 순유출이 주간 단위로 반복돼왔으나 8월중순 이후 아시아태평양지역펀드나 이머징마켓펀드쪽에서 적지 않은 자금 순유입이 관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E*미래에셋증권 안선영 연구원은 “최근 아시아지역에서 펀드내 업종 및 종목의 비중 조정을 위한 매매의 결과로 국가별로 외국인자금 순유출 또는 순유입이 나타나고 있으나 이를 국가별 투자비중 조정에 연결된 중장기 흐름으로 보기는 이른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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