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닥기업, "스톡옵션으로 허리휜다"

  • 입력 2000년 8월 27일 19시 47분


우수인력 유치와 사기진작을 위해 도입한 스톡옵션(Stock Option·주식매입선택권) 비용을 마련하느라 코스닥기업의 허리가 휘고 있다.

현행법상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주면 행사기간(통상 3년) 전까지 이에따른 총보상비용을 매년 반영하도록 돼 있다. 총보상비용은 객관적 모형을 이용한 기업의 적정가치와 행사가격과의 차이 또는 기말주가와 시가와의 차이를 스톡옵션 주식수로 곱한 것.

일부 기업은 보상비용이 너무 많아 이를 취소하고 가격을 낮춰 다시 스톡옵션을 주기도 한다.

▽스톡옵션 비용 만만치 않다〓인터넷경매업체인 옥션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67억원 적자. 여기에는 스톡옵션비용 24억원이 포함돼있어 영업적자의 3분의1을 차지하고 있다.

스톡옵션비용은 재무제표상 영업비의 일종인 판매관리비로 계상하기 때문에 회사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옥션의 총보상비용은 무려 138억원이나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113억원을 더 반영해야 한다. 새롬기술도 총 30억원의 비용을 책정해놓고 이중 5억원을 상반기에 반영했고 추가로 23억원을 더 쌓아야 한다.

와이티씨텔레콤도 영업적자가 10억원인데 이중 10%(1억원)가 스톡옵션 비용이었다.

반면 기술투자 휴맥스 텔슨전자 등은 영업실적이 양호해 스톡옵션비용이 큰 부담을 주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스톡옵션 행사가를 낮춘다〓한아시스템은 2월 박영환씨 등 44명에게 보통주 52만5000주(행사가 3만2950원)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가 5월10일 이를 취소한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7월초 임시주총을 열어 행사가를 1만2280원으로 낮추고 스톡옵션 105만주를 다시 주기로 결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2월에 정한 스톡옵션 행사가격 기준으로는 관련비용이 200억원이나 돼 회사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컸다”며 “7월에 행사가를 낮춰 비용이 40억원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시장폭락으로 주가가 내려가면 스톡옵션의 이점이 사라지게 된다”며 “과다한 비용 뿐만 아니라 주가하락으로 인한 행사가격 인하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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