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인터뷰]스티븐 릴리언 뉴욕시립대회계학부 학과장

  • 입력 2000년 8월 22일 19시 45분


"미국에서는 사외이사들에 대해 현금이나 스톡옵션,주식증여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첨단기술회사냐 전통제조업이냐,공기업이냐,부채가 많은 기업이냐 등에 따라 사외이사에 대한 보상형태가 달라집니다."

회계학 분야에서 유명한 뉴욕시립대 버룩칼리지의 스티븐 B 릴리언 학과장의 말이다.그는 국내에 회계학 석사과정을 개설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해 지난 20일 방한했다.그는 최근 사외이사의 보수지급결정요인들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98년 법개정을 통해 모든 상장회사가 1/4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토록 한데 이어 최근에는 3인 이상의 사외이사 만으로 구성되는 감사위원회 제도의 도입을 추진하는 등 사외이사제도를 강화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관심있는 주제다.

요는 이처럼 역할이 막강해지는 사외이사에 대해 어떻게 보수를 주느냐 하는 것.지난해 뉴브리지 캐피탈에 매각된 제일은행이 사외이사에게 억대 연봉을 준다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그러나 딱이 정해진 지침이 없다는 것이 기업들의 고민이다.

◆미국서는 현금 스톡옵션 주식증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외이사에 보상

"미국에서 이사회에 대한 보상은 엄청나게 변해왔지요.과거 5년동안 사외이사에 대한 보수는 70%나 증가했습니다.92년에 4만달러 정도(연금 등 포함)였던 것이 97년에는 7만달러로 올랐습니다.현금보상자체는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다.주식증여나 스톡옵션을 받았는데 주가가 뛰었기 때문이지요."

그는 이사회 멤버의 전적인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주식에 근거한 보수지급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말한다.이사회가 주식에 근거한 보상을 받았을 경우 회사의 실적이 좋아서 주가가 오르면 보상도 오르게 되나 그렇지 못하면 보상도 못받게 되니 합리적이며,따라서 열심히 일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이테크 회사의 경우 사외이사에게 스톡옵션을 주면 R&D(연구개발)투자가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귀뜸한다.

그는 이사들에 대한 보상, 총 이사보상패키지 중 인센티브 베이스의 보상의 혼합의 수준을 결정하는 경제적 요인을 분석했다.또 현금보상(연간 의뢰료에 회의수당을 합친 것),스톡옵션보상,주식증여,스톡옵션비율,현금보상에 대한 주식증여비율,이사연금체계와 이사보수간의 잠재적인 상호작용 등을 조사했다. 지난 92-97년 1700개 미국 회사들을 조사한 결과 이사 보수체계를 결정짓는 변수들이 드러났다.

"사외이사 스톡옵션의 수준은 그 회사의 성장기회,기관의 주식보유,인수합병의 위험 등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회사의 규모,사업분야의 수,경영자의 주식보유나 규제 등과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거꾸로,이사에 대한 주식증여의 수준은 회사의 성장기회, 인수합병위험과 부정적으로 연관이 있었다.

스톡옵션 보상을 현금보상과 합쳐놓은 형태는 회사의 성장기회,기관의 주식보유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경영진의 주식보유,회사의 부채,세금,현금흐름,회사의 규모,사업분야의 수,규제 등과는 부정적인 연관이 있었다.

주식증여를 현금보상에 혼합한 형태는 성장기회와 부정적인 연관이 있었으며 회사의 부채,유동성,회사의 규모,사업분야 수와는 긍정적인 연관이 있었다.

◆사외이사보상은 CEO보상체계를 닮아가는 경향있어

그는 사외이사보상의 성격의 수준과 믹스는 대리인비용과 함께 체계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보상패키지가 CEO의 보상체계를 닮아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결론짓는다. 주주들의 가치를 극대화해주는 대리인인 이사회에 대한 보상패키지는 (경영진의)대리인 비용을 줄이는 쪽으로 고안되고 있다.이는 이사회 멤버들이 종종 수동적이고 비효율적이며 현재 경영진과 갈등을 피하려 한다는 비난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동안 CEO에 대한 보상은 연구가 됐지만 이사회 멤버들 자체에 대한 보상 환경과 보상결정요인에 대해서는 미국에서도 별로 알려진 것이 없는 형편이지요.CEO의 경우 그의 공헌과 의사결정이 회사의 실적과 가치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데 비해 감시자로서 이사회의 역할은 덜 중요한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업활동의 감시자로서 주주의 대리인인 이사회 멤버 개개인에게 적절한 인센티브체계가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채자영<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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