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지각'투입 용병 "영양가 만점"

  • 입력 2000년 8월 6일 18시 06분


뒤늦게 한국 땅을 밟은 교체 외국인선수의 기대 이상 실력이 프로야구 막판 순위 변동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트시즌 엔트리 마감 시한(7월31일) 전 무려 11명의 용병이 교체된 올 시즌은 각 구단이 트라이아웃이 아닌 자유경쟁에 의해 용병을 선발하다보니 이들의 기량차가 심했던 게 사실.

올해 데뷔 용병 중에선 메이저리그 타격왕 출신인 삼성 프랑코와 LG 오른손투수 해리거, 두산 왼손투수 파머에 현대 홈런타자 퀸란 정도만이 제 몫을 했다.

이에 각 구단은 앞다퉈 용병을 교체했고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마침내 ‘진흙 속의 진주’를 발굴하기에 이른 것.

대표적인 경우가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현대의 카펜터와 삼성의 가르시아.

마땅한 4번 타자가 없어 고심했던 현대는 윌리엄스 브링클리에 이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난달 말 데려온 외야수 카펜터가 데뷔 후 5경기에서 자신의 9안타 중 홈런과 2루타를 2개씩 때려내며 클린업타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주고 있다. 타율 0.409에 6타점 7득점.

포스트시즌을 위해 이미 검증된 강타자 스미스를 LG에 주고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를 데려오는 ‘모험’을 강행한 삼성도 가르시아가 3경기에서 5와 3분의 2이닝을 던져 탈삼진 5개에 4안타 1실점(비자책)의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이자 한숨을 돌렸다.

옛 ‘투수왕국’의 명성을 다시 찾은 롯데도 화이트가 55경기에서 타율 0.333에 11홈런 51타점의 ‘불방망이’를 과시하면서 LG를 제치고 매직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비록 포스트시즌용은 아니지만 SK와 해태도 ‘영양가 만점’의 용병 때문에 주름살이 펴지고 있다.

‘장외 최고의 우량주’로 불렸던 SK 브리또는 6일 한화전에서 6타석 5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뽐내며 처음으로 규정타석에 진입했다. 타율 0.344로 타격 4위의 시원한 성적에 95안타 12홈런 47타점.

6월에 데뷔한 해태 타바레스도 장타보다는 교타를 앞세워 타율 0.343에 2홈런 22타점의 활약으로 팀의 붙박이 3번 타자로 인정받았다. 타바레스는 특히 34경기에서 11개의 도루(10위)를 성공시켜 91경기에서 33개를 훔친 ‘예약된 도루왕’ 두산 정수근과 경기당 도루성공률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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