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현대문제·개각등 변수 많아 흐름에 순응해야

  • 입력 2000년 8월 5일 10시 58분


8월 둘째주는 '우리경제의 마지막 시험대'라고까지 평가되는 현대 문제가 방향성을 모색하는 주요한 시점이다. 주가지수의 향방도 주중에 현대가 내놓을 자구계획의 실효성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급등 시장의 기초 여건이 너무 취약해 현대의 자구계획이나 개각등의 재료가 상승 모멘텀으로서 작용하는 강도보다는 반대 상황에서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10일의 옵션 만기일은 프로그램 매도등을 자극할 수 있어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

따라서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 때까지는 쉬면서 시장을 관망하는 투자자세가 바람직해 보인다.

◆주가 향방의 분기점

8월 둘째주 증시에는 현대의 자구계획 발표, 개각, 옵션만기일(10일)등 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변수가 산재해 있다. 동남아,일본등 해외증시 동향도 만만치않은 상황.

무엇보다 현대가 내놓을 자구계획이 주가지수의 추가 하락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의 자구 계획이 시장에서 외면당할 경우 현대 계열종목은 물론이고 증시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싸늘해질 전망이다.

반면 현대가 자동차 및 중공업그룹의 계열 분리나 자금난 해소를 위한 획기적인 계획을 내놓더라도 계획을 실천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장에 강력한 상승 모멘텀을 제공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 사태이후 시장에 만연한 불안 심리를 잠재우는데만 기여할 뿐이다.

사실 지금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현대의 자구안에 대해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 악재가 이미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6일로 알려졌던 현대그룹의 자구안 발표일이 늦춰질 것으로 보여 주초에는 관망세가 주류를 이루면서 거래자체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주초로 예정된 개각은 경제부처 장관에 누가 기용되는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일단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 변수를 보면 미국 증시는 주말에 3대지수가 모두 상승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7.48포인트(0.73%) 상승한 3787.36을 기록했다.다우존스지수도 61.17포인트(0.57%) 오른 10767.75로 장을 끝냈다 S&P 500지수는 10.37포인트(0.71%) 상승하는등 3대 지수가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미국의 7월중 고용동향이 예상대로 나와 금리 인상 부담이 줄어든 것이 주요인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업종 지수는 하락세를 나타내 국내 주가에 어떻게 반영될지 걱정이다.

◆옵션 만기일 부담

오는10일은 8월물 옵션 만기일이다. 지난주부터 선물시장 동향이 현물시장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옵션 만기일은 증시의 수급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1조원안팎 쌓여있어 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쏟아질 경우 지수를 끌어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외국인들이 최근 선물시장에서 투기적인 단기 거래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선물시장 동향에 따른 현물시장의 출렁거림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시장도 동반 약세 전망

코스닥시장은 지난주 거래규모가 크게 늘어나는등 기술적 지표는 호전돼 거래소 침체에 따 른 반사이익을 얻을수 있으나 악재요인이 만만치 않다.

기관들이 물량을 많이 보유하지 않아 매도 주체가 없는 것은 다행이나 개인투자자들이 주축이 되다보니 작전성 투기거래가 횡행하면서 시장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

또 현대 악재로 증시 분위기가 침체해지면 개별주 중심의 코스닥시장도 큰 폭풍을 견뎌낼 수 없고, 그럴 경우 투매장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으므로 코스닥 투자자들은 철저히 실적 위주의 투자를 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다.

◆관망 자세가 필요한 시점

지난 4일 거래소시장은 거래대금이 17개월만에 최저수준인 1조4,274억원에 그쳤다. 거래량도 2억2,105만주에 머물렀다. 증시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한화증권 박시진 시황정보팀장은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든 것은 기간조정이 길어지는 신호"라며 "현대의 해결책이나 개각 내용이 아무리 긍정적으로 나와도 주가지수는 추세적으로 800대에 진입하기 힘들고 실망 매물이 나올 경우 700선은 곧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므로 당분간은 '쉬는 것도 투자'라는 격언을 생각하며 시장 흐름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굿모닝증권 이근모 전무도 "투신권은 자금 여력이 없고 은행권은 구조조정을 앞두고 자금 운용을 적극적으로 할 수 없는 형편에서 유일하게 매수세를 주도할 외국인도 최근 매도에 치중하고 있어 수급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며 "금융 구조조정이 가시화될 9월까지는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의 불안요소들이 해소될 때까지는 참고 기다라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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