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국내 最古 돌다리 청주 남석교 복원"

  • 입력 2000년 8월 3일 22시 54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로 알려진 충북 청주의 남석교(南石橋)를 발굴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지역 민간 단체들을 중심으로 일고 있다.

청주경실련과 충북민예총 청주JC 육거리상가번영회연합회 등 4개 단체는 조만간 ‘남석교발굴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금운동 등을 통해 발굴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한 뒤 발굴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일제가 1932년 도시계획상의 이유를 들어 매몰하는 바람에 현재 청주시 석교동 육거리시장 인근 땅 속에 묻혀있는 남석교는 당초 길이 60m, 폭 4m 가량의 돌다리.

청주지(淸州誌)에 따르면 조충현(趙忠顯)선생이 1894년 쓴 하주당시고(荷珠堂詩稿)와 박노중(朴魯重·1863∼1945)선생의 한시, 일본인이 1923년 발행한 청주연혁지 등은 이 다리의 축조시기를 BC 57년인 오봉(五鳳·한나라 선제의 연호) 원년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기록 대로라면 자연석이 아닌 인공석을 재료로 축조된 다리 중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다.

75년 조사 결과 다리에 있었다는 ‘오봉 원년’ 표석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신빙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각종 지리지에 이 다리가 기록돼 있어 유서깊은 다리라는 점엔 이견이 없다.

청주지를 만든 충북대 초대 학장 조건상(趙健相·84)씨는 “일제가 임진왜란 때 청주성 전투에서 대패한 기억 때문에 청주의 상징이며 우리 민족의 뛰어난 건축기술이 표현된 남석교를 의도적으로 매몰한 것 같다”며 “하루 빨리 발굴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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