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경기둔감株 주목하라…가치株보다 기술株 타격

  • 입력 2000년 8월 3일 18시 38분


요즘 국내증시에서 이렇다할 시장선도주가 나타나지 않자 투자자들이 종목선택에 애를 먹고 있다. 최근 미국 및 한국 경제에서 경기둔화 조짐이 나타나자 전문가들은 경기둔감주(디펜시브즈·defensives) 위주의 투자를 대안적인 종목 선별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왜 경기둔감주인가〓최근 미국과 국내 증권가에서 경기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정점이 이미 지났느냐 아니면 아직 멀었느냐는 것이 쟁점.

동원경제연구소 강성모 투자분석팀장은 이에 대해 “정점이 언제냐보다는 어차피 큰 추세는 꺾였다는 점이 투자자 관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기가 실제로 어디쯤 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하는 전문가들도 적어도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는 위축되고 있다’는 점에는 공감한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고안한 ‘투자시계’이론에 따르면 이럴 때는 공공재(전력 가스 수도), 식료품, 담배, 제약, 보험 등 경기에 둔감해 경기둔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유망하다.

▽기술주보다는 가치주〓최근 미 증시에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가치주보다는 기술주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굿모닝증권 홍춘욱과장은 이를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매출액이나 순이익증가율이 가치주보다는 성장주 주가에 더 크게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경기둔화 예상과 관련해 많은 추천을 받고 있는 게 금융주다. LG투자증권 임송학 연구위원은 “미국에서 금융주는 내재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가치주의 성격을 갖고 있으며 금리안정에 따른 일차적인 수혜를 받는 주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둔화가 국내에서도 현실로 나타날 경우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지수관련 대형주들의 반등에 일정한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들 종목이 미국 나스닥지수의 등락에 따라 국내증시에서의 포지션을 결정하는 미국 투자자들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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