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JAZZ] Red Garland의 "Soul Junction"

  • 입력 2000년 8월 3일 17시 10분


레드 갤런드를 특별히 좋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의 음악과 연주가 그리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재즈에 커다란 공적과 큰 획을 그은 부류의 연주인은 아니지만 자신의 소리보다 밴드의 일원으로 높은 수준의 작품을 일구어낸 연주자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레드 갤런드가 우리에게 잘 알려지게 된 것은 전설적인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에서의 활동 때부터이다. 그는 1923년 달라스에서 태어나 1984년 달라스에서 생을 마감했다. 어려서 클라리넷과 알토 색소폰을 연주하다 18세에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했으며 냇 킹 콜, 버드 파웰, 아트 테이텀, 아마드 자할과 카운트 베이시 등에게 영향을 받은 전통적인 밥 연주자이다. 이전에는 찰리 파커, 콜맨 호킨스, 레스터 영, 로이 엘드리지 등과 같은 거물급 연주자와 활동하다가 1955년부터 58년 사이에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의 리듬섹션을 이끌었다. 이 시기에 전설적인 마라톤 세션 '-ing' 시리즈를 녹음했으며 컬럼비아에서도 'Round About Midnight' 'Milestone'과 같은 명연을 남겼다.

존 콜트레인의 리더작에서도 좋은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하지만 그도 마일스 밴드에서 예술적 에너지를 혹사했는지 60년대 이후에는 큰 활약을 볼 수 없다. 이 앨범은 자신의 7번째 리더 작으로 전통적인 재즈의 어법이 물씬 풍겨난다.

이 앨범은 레드 갤런드의 대표적인 리더작 중 하나인데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에서 함께 호흡하던 존 콜트레인이 참여하고 있어 더욱 좋은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그의 연주는 자신만의 개성을 나타내는 고집을 보이지 않고 안정된 연주로 밴드를 이끌고 있다. 'Soul Junction'은 앨범과 동명 타이틀곡으로 레드 갤런드의 오리지날이다.

갤런드의 블루스 스타일 연주가 돋보이는 곡으로 안정되고 편안한 터치가 곡 전반에 흐르고 있다. 'Woodyn' You'는 밥 시대를 활짝 피게 한 디지 길레스피의 명곡이다. 레드 갤런드는 마일스 데이비스 밴드 시절에 발표한 "Relaxin'"에서 도날드 버드와 존 콜트레인의 역량을 자유롭게 펼치기도 했다. 레드 갤런드는 관악기가 솔로를 할 때 차분히 연주를 도와주고 있지만 자신이 솔로를 할 때에는 대단히 정열적인 연주를 들려주어 밴드 전체를 이끄는 리더 쉽을 느낄 수 있게 한다. 'Birk's Works' 역시 특유의 유모와 해학이 음악으로 표현된 디지의 곡으로 레드 갤런드가 좋아하는 곡이다.

이 곡에서 펼치는 레드의 솔로가 그의 재즈에 대한 열정을 확연히 전달해준다. 이어 흐르는 사랑스런 듀크의 곡 'I've Got It Bad (Ant That Ain't Good)'에서는 안정감있는 리듬섹션이 돋보인다. 도날드의 소리가 가끔 튀게 들릴 때도 있지만 전반적인 세 사람의 솔로가 아름답다. 마지막 곡은 우리에게 낯익은 멜로디의 'Hallelujah'로 정통 밥 연주자의 면모를 보여주는 곡이다.

레드 갤런드의 연주는 자기 과시적인 테크닉이나 대중을 겨냥한 극한의 서정성을 보이지 않는다. 그저 밥의 정신을 가슴에 담고 자신의 연주를 묵묵히 해 내는, 그래서 모나지 않는 연주를 들려주는 것이다. 이것이 그가 마일스 사중주단의 리듬섹션의 선봉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이유라 생각한다. 복싱선수로서 챔피언 슈거레이와 대결을 펼쳤던 손에서 어찌 이런 소리가 나오는지 새삼 의아해 하면서 그의 연주를 통해 시원한 여름을 느껴본다.

/황현중

자료제공 : MM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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