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섬마을 사람들 '컴퓨터 삼매경'

  • 입력 2000년 8월 3일 00시 32분


“선생님 윈도우에서 문서 작성을 할려면 어떻게 해야 돼죠.”

“바탕화면에 있는 ‘한글’을 클릭해 보세요.”

전남 목포에서 뱃길로 1시간반 거리인 신안군 신의면 상태도 신의초등학교에 개설된 ‘주민 컴퓨터 교실’에는 요즘 농한기를 맞은 섬마을 주민들이 몰려 컴퓨터 배우기에 열중하고 있다.

이 학교에 컴퓨터 교실이 문을 연 것은 지난달 25일.

상당수 가구가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으나 주민 대부분이 활용법을 제대로 몰라 면사무소측이 방학기간을 이용해 무료 컴퓨터 교실을 연 것.

지난 한주간 주민 30명이 교육을 마쳤고 지금은 32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수강생들은 30∼40대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50∼60대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매일 2시간씩 펜티엄급 PC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며 컴퓨터 기초작업과 문서작성, E메일보내기, 인터넷 검색요령 등을 배우고 있다.

컴퓨터 강사는 이 섬에서 유일하게 컴퓨터 자격증을 갖고 있는 상태교회 한봉철목사(45)와 호남대 컴퓨터공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김지훈씨(25).

한목사는 “주민들이 처음 만져보는 컴퓨터라 손가락 놀림은 서툴지만 열의 만큼은 대단하다”며 “교육을 받은 몇몇 주민은 이제 인터넷에서 농산물 시세나 어황정보를 검색하는 등 컴퓨터 솜씨가 놀랄 정도로 향상됐다”고 말했다.

김상옥(金相玉)면장은 “주민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좋아 올 겨울방학에도 컴퓨터 교실을 운영할 것”이라며 “앞으로 주민 모두에게 E메일 ID를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안〓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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