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중소형 실적호전주에 관심 가질 때

  • 입력 2000년 8월 1일 17시 09분


외국인이 1,000억원이상을 순매수한 덕분에 국내증시는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의 반도체 주가 동향에 대한 민감도가 커져가는 모습이다.

현대 문제도 다시 수면속으로 가라앉고 있어 투자 심리가 다소 호전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시장을 짓누르던 악재 요인중 현실적으로 해소된 것은 거의 없어 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

증시 전문가들은 대형 블루칩 종목의 경우 시장 변동성의 파도에서 자유로울수 없으므로 오는15일의 상반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중소형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하고 있다.

◆외국인의 반도체주 집중 매수

1일 증시는 외국인이 4일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서면서 전날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1.13포인트 오른 727.10을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현대전자를 393억원어치(206만주), 삼성전자는 500억원규모(16만5,000주)를 사들이는등 총 1,370억원규모를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4.51포인트 오른 120.31을 기록했다.외국인은 코스닥에서도 110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전날 미국 증시가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것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화증권 김성태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현대전자등 반도체 종목은 이미 국내요인보다 세계적인 반도체 종목의 주가 흐름에 영향받는 글로벌펀드의 주요 매매대상이 되었다"며 따라서 미국 증시 상황에 따라 앞으로도 변동성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30만원이하는 저평가되었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므로 반등 시점에 도달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 물량을 쏟아낸 세력이 차익을 실현하려는 헤지펀드등인 반면 매수세력으로 유입된 외국인투자자는 이와 다른 종류의 투자자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영증권 우민기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계증권사에서 반도체에 대해 긍정적인 보고서가 나오는 것도 미국과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종목이 힘을 얻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도체는 경기 동향에 민감한 업종이므로 미국이 연착륙에 성공하고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로 접어들 때 까지는 반도체 관련주의 주가가 출렁거릴 가능성은 언제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 문제는 일단 잠복

현대그룹 계열사 주식은 1일 현대전자가 상한가까지 치솟는등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그룹이 이달중 자동차의 계열 분리 방안등을 확정하고 현대건설의 만기도래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 부담도 일단 없어지는등 현대건설의 자금난 해결을 위한 조치들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시장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여진다.

무엇보다 현대자동차나 현대중공업이 현대건설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현대계열에서 실질적으로 분리돼 현대건설의 부실이 심화되더라도 다른 계열사로 확산될 우려가 적어지고 있다는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증권 김 연구원은 현대그룹내에서도 앞으로 계열사간 차별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며 현대그룹 문제가 가닥을 잡으면 현대에 대한 여신의 부실화 우려 때문에 최근 압박을 받았던 은행등 금융주도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투신 신긍호 펀드매니저는 현대의 자금난이라는 악재가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도 점차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실적호전주에 관심

증시의 투자심리는 이틀 연속된 반등세로 호전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증시의 주변 환경을 보면 실질적으로 개선된 것이 별로 없는 것도 현실이다.

현대문제는 언제는 다시 부상할 수 있고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잔고가 1조원이상 쌓여있어 장세가 약화될 경우 하락폭을 크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1일 증시에서도 프로그램 매수물량이 495억원에 그친 반면 프로그램 매도물량은 1,837억원에 달했다.

이날은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 수요자 역할을 하면서 대규모 프로그램 매도물량을 별 무리없이 소화했으나 외국인이 매수 강도를 줄일 경우 프로그램 매도물량은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이 여전히 취약한 가운데 유일한 매수 주체 역할을 하는 외국인들의 매매 패턴이 가변적이어서 한치 앞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성급한 매수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한화증권 김 연구원은 "블루칩 종목의 경우 프로그램 매매 대상이 되기 때문에 상승에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으며 금융주등을 중심으로 한 순환매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오는 8월15일의 상반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실적호전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신영증권 우 연구원은 "아직 증시 환경이 완전히 호전되지않아 750∼760부근에서 다시 매물벽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아래 상반기 실적이 당초 예상치보다 좋은 것으로 나온 중소형 전기전자주를 저점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고려해볼만 하다고 밝혔다.

중소형주는 프로그램 매도의 영향을 안 받고 기관투자자들이 단기간에 대거 쏟아낼 만큼 보유하지도 않고 있어 실적대비 저평가주를 중장기 관점에서 매수할 경우 방향성이 상승쪽으로 돌아선 이후에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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