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박지원장관 월드컵위원장 교체 회견전문

  • 입력 2000년 7월 25일 17시 30분


월드컵 조직위원회 위원장 교체와 관련하여

○월드컵축구대회의 성공을 염려하여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근간의 월드컵조직위원회 위원장의 교체와 관련하여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염원하시는 대로 월드컵조직위원회와 축구계 그리고 정부는 2002년 월드컵을 개최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과 지원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88서울올림픽이 조국을 근대화하고 한국을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면,2002년 월드컵은 IMF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한국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우리나라가 세계 일류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으며, 이를 위하여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지난 서울올림픽의 경우는 우리나라가 단일 주최국이었기 때문에 국민과 정부가 힘을 합해 알찬 준비를 하여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마는, 2002년 월드컵의 경우는 한·일 공동으로 개최하기 때문에 올림픽과 달리 우리만이 잘해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국민의식,사회간접자본 등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인 일본과 비교되어 세계인의 눈에 비쳐진다는 측면에서 우리는 더욱 철저한 준비를 하여야 할 입장입니다.

○올림픽의 경우 IOC와 협의하여 주최국이 모든 것을 관장 추진해 나가는 반면에,월드컵은 FIFA 및 축구협회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입니다마는, 현재 월드컵조직위원회는 이러한 협력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대통령께서 월드컵조직위원회의 업무보고를 받으시고, 상호협력 속에서 철저한 준비를 하고 10개 월드컵경기장의 차질없는 건설과 문화월드컵, 관광월드컵에의 국민참여 및 홍보를 강조하고 지시하셨습니다.

○그러나,월드컵조직위원회에서는 원활한 협력관계를 유지하지 못하였고, 특히 월드컵조직위원장의 잦은 해외출장 등 업무추진과 조직장악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염려할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작년도 하반기에 장관이 집무실에서 여러차례 박세직 위원장과 정몽준 FIFA 부회장 겸 축구협회장에게 이러한 사실을 직시하여 강조하고,경고하는 말까지 하면서 서로 화합하고 협력하여 월드컵을 차질없이 준비하도록 요구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화는 계속되었고,아울러 지난 연말에 경기장건설, 국민참여,홍보미흡 등의 문제로 언론으로부터 심한 질타를 받는 등 월드컵 준비의 총체적 부진으로 인하여 정부는 조직위원장의 교체를 결심하고 몇 분의 월드컵조직위원회 위원님들과 합의를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금년 1월 18일 조직위원회 위원총회에서 위원장을 교체하려 하였으나, 박세직 위원장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생명" 운운하며 본인은 물론 정치인을 동원하여 선거 때까지는 연기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하여 왔습니다.

○문화부는 박세직 위원장의 지금까지의 경륜과 정치적 입지를 고려하여 선거후에 개편하겠다는 방침을 정하였습니다.

○그러나,박세직 위원장은 지역구 사정상 총선 출마를 포기하였습니다.

○우리 문화부는 지난 2월부터 박세직 위원장에게 다시 한번 단합하여 철저한 준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별도의 자리를 만들어서 장관과 박 위원장 및 정 회장이 삼자회동 하는 계기를 마련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박 위원장대고, 정 회장은 정 회장대로 만날 약속을 하고도 만날 일자가 되면 다른 볼 일이 있다고 하여,네 차례나 회동을 무산시켰습니다.

○장관은 더 이상 현 체제로는 월드컵을 성공시키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박 위원장을 만나 월드컵의 원만한 성공을 위하여는 박 위원장이 자진 사퇴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박 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나,박 위원장은 월드컵 업무에 전념하기 위하여 출마까지 포기하였다고 주장하였고, 이에 대해 장관은 지역구 사정으로 출마하시지 않은 분이 그러한 말씀을 하시는 것은 누구도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라고 하면서 거듭 박 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였습니다.

○장관은 최근 자민련 고위층 인사의 비서실장을 만나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고 보고를 드려주도록 요청하였으며 동 비서실장은 고위층 인사에게 보고를 한 결과 장관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하며, 장관이 알아서 적절한 조치를 하라는 통보를 해 왔습니다.

○그리고, 박 위원장은 금년 7월에 해외 출장을 하였는 바, 여기에 대하여 문화부는 출장목적과 내용이 적합하지 않고 월드컵과 관련이 적은 불필요한 출장이므로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통보하였습니다.

○이러한 통보를 받고 박 위원장은 이번 출장만 다녀오도록 하여주면 본인의 거취문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문화관광부와 관계있는 다른 직책의 장을 문의 및 요구하여 왔기에 문화부는 여기에 대하여 합의하여 주었습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금년 5월에 자신을 사퇴시키려 한 것을 박 위원장이 정치적인 이유로 몰아 가는 것은 근거가 없는 주장이며 오히려 박 위원장 스스로가 월드컵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월드컵축구대회는 경기장건설에만 국고와 지방비 등을 합하여 1조 9,306억원이 투입되고, 정부 각 부처와 범국민적으로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국가적인 행사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전 세계의 축구팬과 우리 국민 전체를 위하여 월드컵을 기필코 성공시켜야 할 중차대한 임무를 지고 있습니다.

○월드컵조직위원장의 거취문제는 물론 조직위원회 정관에 따라 조직위원회 위원총회에서 결정될 사항이나, 감독관청인 문화부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현재 후임 위원장 후보로는 3-4명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마는, 본인이 희망하시는 경우도 있고 다른 분이 추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으로 누가 후임 위원장이 될 것이냐는 조직위원회 위원총회에서 정해질 사항이나 정부로서는 현재 후임자를 내정한 바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정인이 내정되어 있다고 정치공세를 하는 것은 월드컵조직위원회의 권위를 무시하는 처사로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성공적인 월드컵의 준비와 운영을 위하여, 그리고 새 천년 최대의 국가적인 행사를 성공시켜 국가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조직위원회가 사심 없이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을 기대합니다.

2000.7.25

문화관광부 장관 박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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