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of the week]또 다른 모습으로 앞에 서다. 김원준

  • 입력 2000년 7월 20일 16시 56분


▶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

모든 것을 앗아갈 만큼 큰 시련이 닥치고 난 후,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자신을 발견한다. 지쳐버린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그 악몽 같은 시간이 흐른 뒤, 예전과는 다른 한 사람을 마주하게 된다. 원점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것. 그것은 높은 위치에서 많은 인기를 누렸던 사람에게는 더 더욱 힘든 일일 것이다. 김원준은 그 힘든 싸움과 한 판 대결을 벌이고 있다.

김원준을 생각하니 '다시 시작하기'와 '아픔만큼 성숙해지고'라는 노래 제목이 생각났다. 연예인에게는 치명타라고 할 수 있는 '병역비리 문제'로 인해 그는 크나 큰 시련을 겪었고, 다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지에 대한 걱정도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 그가 컴백을 해 새로운 앨범을 발표한 것을 보면서 그가 어떤 모습으로 다시 나타날 지에 대해, 그가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 지에 대한 궁금증이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1세대 댄스가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고의 자리에서 인기를 누린 김원준. 그를 만난 인터뷰에서 느낀 것은 그가 치마를 두르고 인기에 연연하는 예전의 댄스가수가 아닌, 뮤지션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자기 자신을 트레이닝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예전보다 핼쓱해지고 깊어진 얼굴을 본 순간, 예전 이미지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변하고 있는 그를 알 수 있었다. 이번 8집 앨범 타이틀인 [Another 8000]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그는 지금까지와 다른 자신의 모습을 보여 주기위해, 인디 밴드들과 작업을 하면서 변신을 꾀했고, 소년 같았던 지금까지의 이미지와는 다른 남성적이고 파워풀한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그와의 인터뷰에 들어가기 앞서, 당신의 기억 속에 박혀있는 김원준의 모습들을 잠시 던져두고, 그와의 대화를 갖기 바란다. 이를 통해 또 다른 그의 모습을 확인하길 바라며.

Q) 여러분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김원준) 안녕하세요. 팬 여러분께 인사 드리게 되서 기쁘구요. 김원준입니다.

Q) 이번 8집 [Another 8000]수록곡 소개

김원준) Another 8000은 제가 Another , '또 다른'이란 제목을 붙였구요 8집과 2000년이란 단어를 조합해서 '새로운 천년의 또 다른 음반'이란 의미..16곡에 숨겨진 히든 트랙을 합치면 17곡이 들어있어요. 전반부에는 감성 어리고 절제된 모던 락 계열의 곡들이 담겨져 있구요. 뒷부분은 거칠고 여과되지 않은 저의 강한 개성이 돋보이는 곡..제가 연주하고, 편곡하고 작사한 곡들..

Q) 이번 앨범에서 중점적으로 신경을 쓴 부분

김원준) 또 다른 김원준의 모습을 여러분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요..이번 음반을 통해서 음악적인 성숙함과 앞으로 싱어 송라이터로서의 자리매김..매니아적인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Q) 인디밴드와 작업

김원준) 앞부분은 전형적인 김원준의 색깔을 많이 고수 했구요. 뒷부분 음악은 느낌을 거칠고…인디 밴드들의 피처링이 굉장히 중요했어요...음악 색깔이 많이 강해졌어요.

Q) 앨범을 만들면서 가장 많이 생각한 것

김원준) 단순한 생각인데요. 이번 음반이 대중적이냐, 상업적이냐..이것도 저것도 아닌 음반이 안되기 위해서..중간의 경계선이 그어진 음반, 앞부분은 지금까지의 음악을 정리하는 느낌..뒷 부분은 저의 거침없는 느낌들....음악을 본능적으로 했어요. 어떤 것이 내 음악인지...내 변한 모습..반문하고 자문하면서, 걱정하면서 음악을 했어요.

Q) 이번 앨범을 실험적이라고 할 수 있나?

김원준) 그렇게 거창할 필요는 없구요..대중가수..김원준의 음반이예요. 실험적이라면 좀 더 파격적이고 사뭇 다른 느낌으로 대중을 무시하고 음악을 해야 될 것 같아요. 가수 김원준의 자리에서 대중들과 멀어진 것도 같고..인지도나 상업성을 의식하면서 음악을 하는 것이 무의미한 것 같아요...음악에 대한 열의나 고집이 있어요..이제는 판매량이나 인기가 저에게는 의미가 없어요..자기만족, 자위행위적인 음악을 하고 싶어요....이번 음반이 약간 과도기적인 음반이예요.

Q)Thanks To!

김원준) 음악의 길라잡이가 되어준 분이 여러분 계신데...박문수 작곡가님..참 고맙구요..뒷부분의 인디 밴드들...체리필터, 래퍼홀릭, 크로스..너무나 고마운 솔리드의 정재윤형. 재윤이형 같은 경우에는 미국 들어가야 되는 날짜 바로 하루 전에 들어가셨어요....정말 다 고마워요..

Q) 서른을 맞이하는 김원준

김원준) 서른을 맞이하는 제 자화상은 중후한 맛이 들었으면 좋겠고, 더 철이 들었으면..성숙했으면…앞으로 서른 살 맞이해서도 음악이 지금보다는 곱고 뾰쪽해졌으면..음반의 판매량보다는 음악에 집중을...

Q) 자신의 위치에 대한 위기감은 없는지

김원준)전혀 없어요, 제 나이 때 누릴 수 있었던 부와 명예는 충분히 누렸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음악에 충분히 투자를 했고, 지금은 작은 녹음실의 운영자로서 일을 하고 있고..저에게 중요한 사람들이 음악인으로 바라봐 주는 것만으로도..자아만족하고 있어요...

Q)팬 층의 나이도 달라졌을 것 같은데

김원준) ...대학생하고 직장인이 좀 많죠..어떻게 알 수 있냐면 들어오는 선물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짭짤해요..CD는 기본이예요. 옛날에는 일일이 읽어보는 재미가 있었다면 지금은 펼쳐보는 선물들...집 만 있고 결혼할 사람만 있으면 완벽해요

Q) 방송에서 보이는 김원준은 예의 바르고 남에게 배려 잘 하고, 선하고, 가정교육을 잘 받은 남자로 보이는데 원래 김원준의 성격은?

김원준)..정에 약하고 우유부단한 면도 있고, 어떤 것에 집중하면 다른 것을 못 봐요. 그래서 연애를 못하는 것 같아요. 일할 때 여자 사귀면..아직은 일이 중요한 것 같아요.

Q) 어떤 여자를 만나고 싶은지

김원준) 그 질문은 인터뷰 하면서 베스트 5안에 드는 것 같아요..일단 일을 해야 되요..자기 일이 있고..결혼은 제 인생에 있어서 별 의미가 없어요..

Q) 힘든 일이 있었다. 다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기까지 많은 생각을 했을 텐데.

김원준) 사심을 버렸어요..이제 무엇이 나에게 필요할 것인가를 생각해요. 철이 든 것 같아요...나이가 든거죠..김원준이라는 인생의 어떤 모습을 그려가야 될지...숲을 보는 느낌...

Q)8장의 앨범을 낸 중견가수다. 앨범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앨범이라면

김원준) 솔직히 그 질문은 명확한 답을 못해드릴 것 같아요...음반마다 색깔이 있고 맛이 있기 때문에…1집이 음악적으로 떨어진다고 해서..1집이 제 이름을 알리기 위한 효자 역할을 한 앨범이잖아요. 그렇게 하나씩 의미가 있기에...지금은 8집에 온 정신을 집중해있으니까 마음 같아서는 8집이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Q) 음악이 이런거구나..내 이름 앞에 '뮤지션'이라는 타이틀이 붙었으면 하고 느낄 때

김원준) 인디 밴드분들 섭외 했을 때..인디는 어렵게 부탁했는데 답은 그 자리에서 나오고..제가 만나본 인디의 첫 느낌은 자연스럽고 본능적이구나..저는 오버에서 뛰고 있지만..제 음악을 걱정을 하면서 들려줬을 때 인디 여러분들이 이런 음악을 너무 좋아한다고 말을 할 때..어떠한 기쁨과도 비교되지 않는 일종의 오르가즘 같은 것..참 고마웠어요. 밥 한끼 대접 했는데...이번에는 음악의 인생을 솔리드 정재윤씨에게 많이 느꼈고..음악은 혼자하는 것이 아니고 모두 다 하는 거고..관객들은 심판이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인데..

Q) 사람들의 기억 속에 어떤 가수로 남고 싶은지

김원준) Duran Duran처럼 되고 싶어요. 더 이상은 얘기 안 할래요..그 답은 여러분이 찾으세요.

Q) 이번에 RNA라는 드라마에 들어가게 되는데….연기의 매력

김원준) 제가 첫 방을 하는 날, RNA감독인 전기상 감독님이 전화를 하셨는데..처음에는 거절 했어요…두 번째 연락이 왔을 때..역할이 가수랍니다...극중에서는 가난한 인디밴드의 록커로 나오고..제가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예요...극 중에서도 'Hello'라는 노래와 'Turn'이라는 노래를 창작곡으로 만들었거든요...모던 하면서도 하드한 락을 불러요..극 중에서 'O.S.T'라는 그룹 이름으로...저에게는 스트레스 푸는…연기적인 부분은 많이 축소..음악하는 것이 많이 그려질 거예요.

Q)사이트 소개

김원준) 제 사이트는 www.kimwonjun.com. 7월 1일날 4차 리폼을 한 중견급 가수답게 오래된 사이트입니다. 제가 96년 초부터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으니까 5년째 인데요..이번에는 멀티미디어 기능이 추가되어 그 동안에 나왔던 뮤직비디오 동영상을 다 볼 수 있구요..제 8집 앨범 제작과정, 특이한 점은 여러분이 직접 자료를 올려놓을 수 있어요.…그리고 동영상 실시간 인터넷 생중계 방송인데요..MM Show 날짜가 나와있을 거에요. 아마 보시면 쇼를 보여드려요..잼 콘서트 형식으로..레슨에 편중되어 있는 쇼…

Q) 좋아하는 뮤지션과 추천 앨범

김원준) 최근에 [미션임파서블2] 오리지날 사운드트랙을 샀는데 좋을 것 같아요. 첫 번째에 있는 Limp Bizkit의 'Take A Look Around' 사운드 메이킹으로는 최고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좋아하는 뮤지션은 굉장히 많아요..Garbage나 Fatboy Slim..개인적으로는 Lenny Kravitz..가요는 신승훈의 엄마야!

Q) 콘서트 계획

김원준) 콘서트 해야 되는데...음반이 많이 나가야 되는데...곧 합니다.

Q) 앞으로 활동과 끝인사

김원준) 꾸준히 활동을 했으면 좋겠구요...음반을 냈는데 어떻게 활동을 했다는 것을 확실하게..새롭게 알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해야죠..최선을 다하는 사람만이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가치가 있는 것 같아요. 최고는 못 될지언정 최선은 다 하겠습니다...대중가요가 사랑 받고 우리나라 음악이 세계 어디 가도 빛을 발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넷이라는 것이 어디에서도 들어 올 수 있는 거니까..최고의 많은 세계의 사람들에게 인정 받는 코리안 팝이 되었으면...제 음악 '부탁'많이 부탁 드립니다.

아역 배우들이 성장을 해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 할 때,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처럼 10대 댄스가수로 시작한 김원준에게도 자신만의 음악 색깔을 가진 뮤지션이라는 타이틀이 붙기에는 많은 노력과 음악을 향한 열의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는 알고 있다.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음악을 해야하는 지에 대해.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에게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열의'가 살아있으니. 그는 49.195km 달리는 마라토너처럼 대장정의 마라톤을 시작하고 있다. 그가 다시 대장정의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도록 우리는 옆에서 힘껏 응원을 해 주자. 다시 시작하는 그를 위해

2000-07-19

송수연 (love41@tubemusic.com)

기사제공 : 튜브뮤직 www.tubemus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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