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Arts]링컨센터 여름 페스티벌

  • 입력 2000년 7월 13일 19시 04분


옛날에는 링컨센터의 콘서트홀에서 레게음악이 흘러나오는 것을 생각만 해도 이미 불경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 다섯 번째로 열리고 있는 링컨센터 페스티벌에서는 그런 파격적인 공연들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프랑스의 안무가인 마틸드 모니에가 그리스 비극과 현대 아프리카를 바탕으로 만든 ‘안티고네를 위하여’ 같은 작품이 전통을 자랑하는 볼쇼이발레단의 작품과 함께 공연되는 것이 놀랍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표도르 아브라모프의 소설 ‘형제와 자매’를 레프 도딘이 각색한 말리 극단의 공연과 인종문제를 다룬 레베카 길먼의 신작 ‘버터속으로 팽팽 돌며 들어가기’가 함께 공연되는 것도 마찬가지. ‘형제와 자매’는 러시아어로 공연되는 6시간 짜리 대작으로 40명의 출연진과 영어자막이 동원되는 반면, 길먼의 작품에는 고작 7명밖에 출연하지 않는다.

링컨센터의 여름 페스티벌은 사실 고전작품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청중을 확보하려는 링컨센터의 몇 년에 걸친 노력의 일환이다. 링컨센터는 이 여름 페스티벌 외에도 ‘링컨센터에서 재즈를’ ‘뉴 비전’ ‘한 여름밤의 스윙’ 같은 프로그램들을 최근 레퍼토리에 추가했다. 이 중에서 ‘한 여름밤의 스윙’은 밴드의 라이브 연주에 맞춰 링컨센터 플라자에서 모두 춤을 추는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파격적인 프로그램들을 내놓기 위해서 링컨센터는 섬세한 조율작업을 거쳐야 했다. 오래 전부터 링컨센터에 돈을 기부해주던 사람들과 단골 청중에게 링컨센터가 옛날의 기반을 완전히 버리는 것이 아님을 설득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조율작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링컨센터의 비벌리 실즈 회장은 파격적인 프로그램을 공연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고 해도 앞으로 계속 밀고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녀는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았다”면서 “우리도 그 새 세상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링컨센터의 이러한 노력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다. 링컨센터 청중들의 평균연령이 50∼55세인데 비해, 지난해 여름에 페스티벌을 관람한 청중들 중 링컨센터를 처음 찾은 사람이 전체의 20%정도, 그들 중 35세 이하가 거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music/071100lincoln―center―festival.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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