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역 플랫폼에 도착하면 사람들은 마치 박스에 포장돼 움직이는 것처럼 휩쓸려 다닌다. 기차가 정지하면 사람들은 다시 한 번 레이스를 펼친다. 이때쯤이면 빠짐없이 들리는 역무원의 외침, “물러나세요. 기차가 들어옵니다.” 기차문이 열린다. 둑이 무너져 강물이 흘러 넘치듯 사람들은 기차 안으로 들이닥친다. 출근전쟁이라는 말이 과장된 것만은 아니다.
재빠른 사람과 뻔뻔한 사람만이 좌석을 차지할 수 있는 곳. 이른 아침 출근길 기차 안에서는 어느덧 좌석이 황금보다 귀중한 것이 돼버렸다.
<정리=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