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인터뷰]'스카이러브' 류창하 과장

  • 입력 2000년 7월 6일 19시 38분


“서서 회의하면 자유로워집니다. 상사를 앞에 둔 말단 직원 입에서 ‘다리 아픈데 빨리 끝내죠’하는 얘기가 쉽게 나오죠.”

인터넷 채팅사이트 스카이러브의 류창하과장(33). 그가 일하고 있는 마케팅팀 12명은 오전 9시반이면 실장의 자리주변에 모여서 ‘스탠딩 회의’를 연다. 12명의 팀원이 모여 앉아서 진행하는 회의는 일주일에 한번뿐.

“한국사람들은 탁자를 놓고 둘러앉으면 반드시 서열이 생기잖아요. 실장자리 과장자리 대리자리 이렇게 말이죠. 모두가 서있는 스탠딩 회의에서는 ‘자리’가 없어집니다. 권위적인 태도는 사라지고 수평적인 관계가 형성되는 거죠.”

스탠딩 회의의 최대 효과는 시간절약. “스탠딩 회의를 5분이상 진행되는 경우는 드물어요.

팀원들이 받아들이지 않는 억지주장을 혼자서 장황하게 떠들 수 없는 분위기가 되기 때문이죠. 다른 사람의 얘기에 쓸데없이 꼬투리를 달지 않고 효율적인 아이디어에는 적극적으로 동의하게 되는 것도 장점이고요.”

직원들간의 의사소통도 간단한 ‘스탠딩 미팅’을 통해 이뤄진다.

금연빌딩에 입주해 있어 흡연자들은 건물 밖으로 나와 커피 한잔과 담배를 즐기면서 업무 협의를 대신한다.

“벤처기업의 최대 장점이라면 커뮤니케이션과 의사결정이 빠르다는 거죠. 벤처기업에 스탠딩 문화가 자연스럽게 퍼져있는

것이 우연이 아닙니다. 늘어지기만 하는 ‘회의를 위한 회의’

를 신세대 직원들이 참아주지도 않고요.”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