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뮤지컬 배우 이소정, 드라큘라 로레인役 맡아

  • 입력 2000년 7월 5일 18시 39분


“드라큘라가 불러 다시 왔습니다. 목을 물릴 걸 알면서도.”

7일부터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대극장)에서 시작되는 뮤지컬 ‘드라큘라’.

98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주역을 맡았던 ‘미스 사이공’의 이소정(26)이 드라큘라의 연인 로레인으로 돌아왔다. 그는 2년전 ‘드라큘라’의 국내 초연에서도 로레인역을 맡았다.

지난달 30일 국립극장 달오름(소극장)에 마련된 ‘드라큘라’의 시연회. 무대와 의상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소정이 ‘버림받은 나’를 부르는 순간 200여년간의 변치 않는 사랑에도 드라큘라의 마음이 죽은 아내 아드리아나에게 머물러 있는 것을 안 로레인의 절망이 그대로 전해진다.

카렐 스보보다의 음악과 리하르드 헤스의 안무와 대본으로 95년 체코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단순한 ‘흡혈귀’가 아니라 순수한 사랑을 쫓는 드라큘라의 내면적 갈등과 로레인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린 작품. 특히 브로드웨이풍의 흥겨운 음악은 아니지만 장중하면서도 서정적인 음악이 뛰어나다. 로커 신성우와 ‘명성황후’의 김성기가 드라큘라로, 이소정과 중견탤런트 임동진의 딸인 임유진이 로레인으로 더블 캐스팅됐다. 이밖에 김선경 송현정과 영화 ‘섬’의 서정이 드라큘라의 아내 아드리아나로 출연한다.

‘미스 사이공’은 91년 고교 졸업식을 하기도 전 미국으로 떠난 이소정의 꿈을 이루게 한 작품이지만 이제 그 ‘그림자’가 불편한 눈치다.

“물론 ‘미스 사이공’의 킴은 잊을 수 없는 배역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 킴이 아니라 드라큘라를 사랑하는 로레인일 뿐이다. 로레인을 통해 절망의 끝에 서야 더 절실하게 느끼는 사랑의 의미를 전하고 싶다.”

그는 또 “2년전 초연 때는 국내 무대 첫 작품이어서 브로드웨이 데뷔 때보다 떨렸다”면서 “노래와 연기 모두 더 섬세해진 로레인으로 팬들과 만나겠다”고 말했다. 30일까지 화∼목 7시반, 금토 4시 7시반, 일 3시 6시반. 2만∼5만원. 02-1588-3888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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