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 세계 금리인상 도미노 양상

  • 입력 2000년 7월 5일 16시 09분


"미국이 끝나가니까 일본과 유로존이…"

미국의 잇딴 금리인상의 여파로 세계 2,3위 경제지역인 일본과 유로존이 금리인상 도미노에 휩싸이고 있다.

이에따른 국제금리 상승과 세계경제 성장둔화로 한국의 외채상환 부담이 커지고 수출전선에도 이상이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스위스 등 유럽내 비(非)유로존 국가들과 아시아 일부 지역 국가들도 연내 금리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세계경제 회복에 주름살을 드리우고 있다.

◆유로존

침체에서 벗어나 경제성장이 가속화되면서 9월말에는 인플레가 유럽중앙은행(ECB)의 인플레 상한선이 2%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각)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11개 국가들의 인플레(연율기준)가 3/4분기말 2.1%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5월말 현재 유로존의 인플레율은 1.9%로 이미 위험수위에 올라있다.

블룸버그통신은 ECB가 인플레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주요 금리를 4.5%로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경제의 3분의 4정도에 해당하는 유로존 경제는 지난 99년1월 이후 유로·달러 환율이 18%나 급락하면서 수출이 증가, 생산성 및 일자리 창출이 활발해지면서 성장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따라 3/4분기 중 유로존 GDP 성장률은 전분기에 비해 0.9%,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3.5% 각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강조했다.

특히 통신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업들이 투자를 늘림에 따라 실업률이 8.9%까지 뚝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실업률은 미국의 실업률 4.0%(6월 기준)보다는 크게 높은 것이지만 유로존내에서는 10년내 최저 수준이다.

통신은 따라서 오는 9월 열리는 정책이사회(미국의 연준리에 해당)에서 또다시 조달금리 등 핵심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ECB는 유로화 가치 안정과 물가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유로존의 대표금리를 연초 3%에서 4.25%로 상반기중 무려 1.25%포인트나 인상했다.

◆일본

각종 경제수치는 물론 미-일간 금리스프레드로 인한 경제 충격을 막기 위해서도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경제 데이터 중에서는 4일 발표된 단칸지수(短觀)가 가장 눈에 띤다. 단칸지수는 주요 제조업체 경영자를 대상으로 향후 경기를 전망하는 분기별 데이터로서 주요 경기선행지표로 활용된다.

4일 발표된 3/4분기 단칸지수는 플러스 3으로 마이너스 9를 기록했던 2/4분기 단칸지수에 비해 무려 12포인트나 수직상승했다.

이로써 대부분 경제연구기관이나 경제학자들은 현재의 '제로금리정책'에 커다란 변화가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미국 등 주요 경쟁국과 금리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는 것도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일본은행으로서 부담스런 대목이다.

대표 금리로 활용되는 10년물 정부채권을 기준으로 할 경우 미국의 금리는 5.98%(연), 일본은 1.77%(연)로 무려 4.21%포인트에 이른다. 그나마 지난 6월 FOMC회의에서 연준리가 금리를 동결하고, 최근 미 경기가 둔화세를 보임에 따라 금리가 하락하면서 금리스프레드가 축소된 것이다. 지난 2∼5월 사이에는 양국간 대표금리 격차가 4.7%포인트에 육박했었다.

이같은 금리격차는 채권 주식 등 엔화표시자산 가치의 하락을 초래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외화유출 등 문제점을 야기하며 일본경제의 침체를 연장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다소 주춤해졌지만 달러대비 엔화가치가 강세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마냥 제로금리를 고수할 수 없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오는 17일 열리는 일은 정책이사회에서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더라도 9월에 열리는 정책이사회에서는 적어도 0.1%포인트 이상 인상시킬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문제점

각 국의 금리인상 러시는 세계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금리인상 조치 전후에 세계증시가 요동치고 국제환율이 불안해질수 있다.

특히 경기회복세가 정착되지 않은 유로권과 일본의 인상조치는 경제회복을 멈추게 할 수도 있다.목표인 안정성장 대신 급속한 경기둔화를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제 대국들의 잇딴 금리인상은 물론 비 유러존 국가나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금리인상 동참은 세계경제의 복병이 될 수 있다.

올들어 한차례 이상 올린 주요 국가는 미국를 비롯 유로존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홍콩 등. 스위스 핀랜드 등도 인상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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