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Metro Diary]남편과 함께 탱고를

  • 입력 2000년 7월 4일 19시 14분


▼남편과 함께 탱고를▼

내 남편 바이런과 나는 56년 맨해튼에서 만났다. 당시 남편은 펜싱 선수로 멜버른 올림픽 출전을 준비하고 있었고 나는 57번가에 있는 한 극장에 출연하는 배우였다. 만난 지 2년후, 우린 뉴욕에서 결혼을 했다. 하지만 남편의 직업 때문에 달콤한 신혼생활을 즐기기란 불가능했다.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난 뉴욕대에 진학한 큰 딸 에블린을 만나러 갈 만큼 나이를 먹었다. 하루는 사방에 예루살렘 사진이 붙어있는 한 이스라엘 식당에서 딸과 만났다. 식당에는 흰색 테이블보가 깔린 탁자가 가득 놓여 있었으나 춤을 출 만한 공간은 없었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 딸에게 말했다. “아주 오래 전에 바로 이 집에서 너희 아버지를 만나 탱고를 췄던 것 같아.”

“농담하지 마세요. 여기서는 춤출 수가 없잖아요.” 딸의 대답이었다.

분명히 이 곳에서 남편과 탱고를 춘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난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웨이터를 불러 이스라엘 식당이 있기 전에 이곳이 어떤 곳이었느냐고 물었다. 그는 “스페인풍의 나이트 클럽이었습니다. 바로 당신이 앉아 계신 곳이 댄스 플로어였어요”라고 대답했다.

<정리〓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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