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창원시민 자동차경기 소음 "더는 못참아"

  • 입력 2000년 7월 3일 02시 37분


“귀가 찢어질 듯한 굉음을 내는 자동차 경주대회를 주택과 학교 밀 집지역인 도심에서 해마다 개최한 다니 말이 됩니까.” 경남 창원시 중앙동 지역주민들 이 경남도와 창원시의 일방적인 행 정에 분노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해 11월 경남도가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걸고 ‘제 1회 F3 국제 자동차 경주대회’를 개최할 때만 해도 양보했으나 더 이상은 극심한 소음공해에 시달릴수 없다며 ‘ F3 주민 대책위 원회’를 구성, 대회를 저지할 태세다. 경남도는 25 억여원을 들여 8월 7일부터 일주일 동안 창원시 두대동 창원종합운동장내 자동차 경주장에서 일반자동차를 개조한 ‘투어링 카’를 타고시속 200 ㎞가 넘는 속도로 레이스를 펼치는 ‘인터텍 인 코리아 (Inter Tec in Korea)’를 개최키로 했다. 또 11월 24일부터 26일까지는 2000 ㏄급 경주용 자동차로 레이스를 벌이는 ‘제 2 회 F3 국제자동차 경주대회’를 이 경기장에서 열 예정이다. 전체길이 3.044 ㎞인 창원 자동차 경주장은 중앙동과 반림동, 반송동 주거지역 옆에 위치해 있고 두대동 교육단지와도 가깝다. 특히 인터텍 인 코리아의 경우 대부분의 경기가 오후 8시부터 진행되는데다 행사기간 동안 두차례의 야간 불꽃놀이도 계획돼 있어 경주장 주변은 물론 많은 창원시민들이 소음공해에 시달릴 것으로 보 인다. ‘F3 주민대책위’는 “경주때 발 생하는 소음이 인접 주택의 경우 1 30 데시벨 (dB)에 달해 주거지역 소음환경 기준치의 두배 가까이 된다”며 “경주장이 들어선 이후 주택 가격이 떨어지고 인근 지역 학생들도 큰 피해를 입고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 김정광 (金貞光)사무국장 은 “경남도가 소음문제를 해결하고 적절한 보상을 해주지 않을 경우 대회자체를 원천 봉쇄키로 했으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문제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창원 YMCA 권순주(權淳主)사 무총장도 “주민들에게 큰 불편을 주는 자동차 경주대회를 도심에서 잇따라 여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주민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행사 개최여부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의 활성화 등을 위해 우리나라 기계공업의 중심지인 창원에서 행사를 개최하게 된 것”이라 며 “시설물을 보완하고 방음벽을 설치한 뒤 경기장 주변지역 주민들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는 지난해 11월 26일 부터 14개국 29명의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F3 국제자동차 경주대회를 열었으나 추운 날씨 등으로 관람객이 적었던데다 시설 투자비가 많이 들어 40억원의 적자를 냈다.

<창원〓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