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전북 '도우미 3총사' 일낸다

  • 입력 2000년 6월 26일 19시 34분


‘나홀로 스타’는 없다. 우리는 ‘킹 메이커’.

프로축구 전북 현대모터스의 최진철 박성배 변재섭. 지난해 팀 공격트리오로 맹활약을 펼쳤던 이들이 올시즌 새로운 모습으로 여름 그라운드를 달구고 있다. 공격 전면에 나섰던 지난해와 달리 일본프로축구 빗셀 고베에서 돌아온 맏형 김도훈의 득점왕 등극 및 팀 정규리그 우승을 목표로 탄탄한 2선 공격 라인 구축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것.

이에 보답하듯 시즌초 주춤하던 김도훈은 해트트릭을 포함, 3경기 연속 골 행진을 벌이며 득점 공동 1위에 올라섰고 팀도 중간순위 2위로 도약해 만년 중위권에서 탈출했다.

최만희 전북감독이 주저 없이 ‘숨은 공신’으로 꼽는 주장 최진철은 지난해 9골6도움으로 팀내 공격포인트 1위. 올시즌 김도훈의 복귀에 따른 최감독의 요청에 따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뒤로하고 군말 없이 원래 포지션인 최후방 중앙수비로 복귀했다. 그러나 최진철은 지난해 스트라이커 경험을 바탕으로 호제리오와 물샐틈없는 수비라인을 구축하는 동시에 팀 공격의 교두보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간간이 공격에 가담해 날리는 기습슛도 상대 수비진엔 까다롭기 이를 데 없다.

지난해 9개로 정규리그 도움왕에 올랐던 변재섭과 ‘흑상어’ 박성배도 스케일 큰 측면돌파로 김도훈의 골사냥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중반 무릎부상에도 불구하고 책임감에 무리하게 출전하다 오히려 슬럼프에 빠졌던 박성배는 올시즌 김도훈의 복귀와 함께 한결 가벼운 기분으로 출전, 제 기량을 되찾아가고 있다. 상대 마크가 김도훈에게 집중되는 점을 이용해 소리소문 없이 넣은 골도 어느새 4골로 득점 5위.

변재섭은 올시즌 기록면에서는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총알 같은 그의 발은 여전히 녹슬지 않았다. 자신 대신 도움 2위에 오른 후배 양현정(4도움)의 성장을 여유있게 지켜보는 것도 그만의 즐거움. 25일 전북전에서 3연승 끝에 1패를 안은 박성화 포항감독은 “김도훈을 정점으로 박성배 변재섭의 좌우날개 침투가 매섭고 최진철을 축으로 한 수비라인도 크게 안정됐다”며 “비록 경쟁팀이지만 올시즌 상위권 입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들어 선수들의 포지션을 대거 바꾼 박사 감독 최만희의 모험은 일단 성공작으로 판명났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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