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드림팀' 해외파 영입문제 논란

  • 입력 2000년 6월 21일 17시 36분


오는 9월 호주에서 열리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해외파들의 야구 드림팀 합류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야구 드림팀의 인스트럭터로 뽑힌 천보성 전 LG 감독과 서정환 전 삼성감독, 주성노 인하대 감독은 21일(한국시간)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포터켓에서 열린 트리플A경기에 출전한 김선우(21)의 구위를 현지에서 관찰했고 22일에는 같은 팀에 있는 조진호(23)의 등판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다.

로체스터 레드윙스와의 경기에서 선발등판한 김선우는 인스트럭터들이 지켜보는가운데 8이닝을 8안타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돼 일부 국내언론에선 올림픽 대표로 사실상 확정됐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선우는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국내에 복귀할 경우 5년간 등록이금지되도록 제재를 받은 선수라는 점에서 대표선수 발탁에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김선우는 휘문고 3학년이던 지난 95년 10월에 열린 프로야구 신인 지명에서 두산 베어스에 1차지명됐으나 고려대에 진학한 뒤 97년 보스턴 레드삭스와 125만달러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

당시 KBO는 아마선수들의 무분별한 해외진출로 국내프로야구가 고사 위기에 처하자 국내 구단을 거치지 않고 해외로 진출한 선수가 한국으로 돌아올 경우 5년동안선수로 뛸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고 김선우는 이 조항으로 국내에서는 사실상 활동할 수 없는 처지다.

그럼에도 김선우와 조진호 등이 굳이 올림픽 출전을 희망하는 것은 병역 문제를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올림픽에서 3위 이내에 입상할 경우 병역 면제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미국에서 홀가분하게 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

그러나 김선우 등이 대표팀에 뽑힐 경우 오히려 국내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형평성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또한 김선우와 조진호의 후견인 노릇을 하고 있는 재미야구인이 대표팀 선발위원들과 개인적인 친분이 두텁다는 소문마저 흘러나와 잡음이 일고 있다.

대한야구협회와 KBO는 국내 우수선수들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각종 규제를만들었지만 정작 결정적인 순간에는 해외파들에게 특전을 베풀고 있는 셈이다.

(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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